존 커비 美 대변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시 경제적 결과 뒤따를 것”···은행·기업 등 경제 제재 준비 마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실제 침공시 러시아를 상대로 전례 없는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경제적 결과가 뒤따를 것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매우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일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실책을 저지르면 전쟁 억지 효과는 사라진다”며 “이를 경우 취해질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2014년에도 검토조차 하지 않은, 이전에 보지 못한 것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했을 때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한 바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제재를 경고하면서도 외교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충돌할 필요가 없다”며 “여전히 외교의 여지와 공간이 있음을 믿는다. 여기서 해결책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전례가 없는 고강도 경제 제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 국영은행 중 하나인 VTB은행 제재를 비롯해 러시아 신규 발행 국채 거래 금지, 첨단 초소형 전자공학 기술 수출 통제 등 제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실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재재를 하면 1조50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거대 경제 대국이 심각한 경제난에 빠지게 된다.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도 같은날 ABC방송 ‘디스위크’에서 “유엔 안보리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31일 회의를 열고 러시아를 압박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직접 해명할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하나돼 있다. 그들이 얘기하는 것을 들어볼 생각이지만 프로파간다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CBS에서 “우크라이나가 공격받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4년 당시 푸틴이 우리를 공격한 이유는 그가 우크라이나를 원하거나 단지 우크라이나 때문이 아니다”며 “우리가 민주주의를 선택했고, 우리가 대서양과 유럽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아닌 서방과의 밀착을 택했고, 나토라는 이를 위해 미국과 유럽 동맹 가입을 원해 러시아가 침략했다는 것이다.
마르카로바 대사는 “우리는 소비에트 연방이나 러시아 연방의 일부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주권을 원하고,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받으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