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수 급감에 화물운송으로 만회
LCC, 국제선 여객 없어 적자난에 생존 위협까지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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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코로나19가 2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항공업계에선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간 온도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FSC의 경우 코로나19로 줄어든 여객수를 화물운송사업으로 대체하며 나름 선방했지만, LCC는 국제선 여객 급감이 계속되며 적자가 이어졌고 이에 따라 자본잠식에 빠지며 회사 생존 위기에 처했다.

올해 국적항공사 여객수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사실상 국제선 하늘길이 닫힌 수준이다.

3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제선 여객수는 163만1048명으로 지난해 944만5084명보다 82%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2019년(5581만2302명)과 비교하면 97% 떨어진 수치다.

국내선의 경우 3042만6520명으로 전년대비 28% 늘었지만 국제선보다 수익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실속은 없었다. 대다수 LCC의 경우 지난해 대비 국내선 여객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올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이처럼 여객수가 급감한 상황에서 FSC는 화물 운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끌어 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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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FSC 화물 운송의 경우 대한항공은 152만8337톤, 아시아나항공은 69만9963톤 수준으로 국적항공사 운송량의 95%를 담당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전년대비 15% 이상 운송량이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여기에 항공 화물 운임도 강세를 보이면서 화물 운송으로 인한 수익 개선이 가속화됐다. 지난달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운임은 1kg 당 11.54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2월(3.62달러)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오른 셈이다.

화물 운임 상승은 FSC 실적을 견인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까지 별도 기준 누적 영업이익 7600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대비 728% 성장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2604억원)과 비교해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4분기에도 대한항공은 화물 강세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4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6600억원으로 전년대비 44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한항공 4분기 항공화물 매출은 작년보다 57.9% 증가한 2조1493억원으로 추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화물 운송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지만,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운임 상승으로 인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누적 기준 243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3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56% 증가한 7545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반면 LCC는 여객 사업 부진에 따라 경영난이 심화됐고, 3분기에도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 3분기 국내 LCC 영업손실은 제주항공 913억원, 진에어 445억원, 티웨이항공 391억원, 에어부산 513억원으로 진에어를 제외하면 작년대비 손실폭이 커졌다.

앞서 언급했듯 국내선의 경우 지난해보다 여객이 늘었지만, 항공사들이 모두 국내선에 쏠리면서 출혈경쟁에 심화됐고, 이에 수익을 올리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사실상 LCC 수익을 책임지는 국제선의 경우 작년보다 90% 이상 줄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LCC들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3분기 제주항공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4여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으며 진에어와 에어서울도 각각 –19여억원, -1506여억원으로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플라이강원은 자본잠식은 아니지만 부채비율이 각각 856%, 588%, 3044%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이에 LCC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국제선 운항 재개 없이는 또다시 자금난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LCC는 사이판, 괌, 태국, 베트남 등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 재개를 기대했으나, 오미크론 사태 이후 운항이 중단되며 사실상 하늘길이 막힌 상태다.

LCC업계 관계자는 “힘들게 깔딱고개를 올라 정상이 나타나길 기대했더니, 절벽이 나온 심정이다”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백신 접종률 증가와 위드코로나로 운항 정상화에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오미크론으로 앞 날을 알 수 없게 됐다. 내년을 전망하는 것도 이제 의미가 없는 상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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