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년 새 큰 변화···투자 트렌드 그만큼 바뀌어
네이버와 카카오 시총 3위와 6위로 올라서
코스닥 시장선 에코프로비엠과 위메이드 약진 두드러져

올해 증시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었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썼고 코스닥 지수는 20년 만에 1000선을 넘어섰다. 투자 트렌드도 빠르게 바뀌었는데 올해 초에는 빅테크와 2차전지 소재주가 뜨더니 하반기에는 게임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해외 주식 투자 열풍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어느덧 보편적인 투자처로 발돋움했다. 시사저널e는 올해 증시를 되돌아보면서 변화를 읽고 미래를 대비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이하 시총) 상위 종목들은 많은 변화를 보였다. 그만큼 투자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코스피에서는 빅테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수혜주로서 자리 잡으며 투심이 몰렸다. 완성차 업체의 재도약도 눈길을 끌었는데 전기차 시대와 맞물린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시장은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2차전지와 게임 관련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지난해 코스닥 시총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다수 올렸던 바이오주들은 대거 뒤로 밀려났다. 특히 독보적이었던 시총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 하락세에 2위와의 시총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 코스피 시총 순위, 빅테크와 자동차 업종 약진 ‘주목’

올해 말은 12월 28일 기준. / 표=정승아 디자이너.
올해 말은 12월 28일 종가 기준. / 표=정승아 디자이너.

코스피 시총 1위는 부동의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시총은 지난 28일 기준 479조3735조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 483조5523억원 대비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11일 연고점을 기록하면서 시총이 543조2502억원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2위 SK하이닉스 역시 바뀌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와 달리 시총은 지난해 86조2682억원에서 92조원대로 증가했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종목에서 가장 큰 특징은 빅테크 기업들의 약진이었다. 지난해 말 시총 순위 7위와 10위였던 NAVER와 카카오가 올해 말에는 각각 3위와 6위에 올라섰다. 코스피의 경우 시총이 커 순위 변화가 크지 않다. 이는 그만큼 이들 종목이 올해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이다.   

NAVER의 경우 지난해 말 시총이 48조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말 63조7687억원으로 3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34조4460억원에서 50조5965억원으로 46.8%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 빅테크 규제 이슈에 주가가 타격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상승 흐름으로 평가된다.

자동차 업종의 재도약 움직임도 주목된다. 자동차 관련주는 과거 코스피 시총 상위 자리에 늘 있어왔던 종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와 4차산업 시대를 맞으면서 전통 제조업의 성향이 짙었던 국내 자동차 종목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실제 2019년 코스피 시총 6위였던 현대차는 지난해 9위까지 밀렸었다. 

그러다 현대차는 올해 다시 7위로 올라섰다. 시총은 41조원에서 45조7000억원대로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아차 시총 순위도 지난해 말 13위에서 올해 말 10위로 자리를 옮겼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과거엔 국내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 시대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이 컸었다면 최근에는 어느 정도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코스닥 시총 순위, 2차전지·게임주 ‘뜨고’ 제약·바이오주 ‘지고’

올해 말은 12월 28일 종가 기준. / 표=정승아 디자이너.
올해 말은 12월 28일 종가 기준. / 표=정승아 디자이너.

코스닥 시장은 올 한 해 동안 그야말로 대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전기차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빨라지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2차전지 소재주들이 두각을 보였다. 

특히 2차전지 소재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시총 2위자리로 올라서며 1위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3조5780억원으로 시총 7위였던 에코프로비엠은 이달 28일 기준 11조4814억원으로 3배 넘게 덩치를 키웠다.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총 13조7200억원과는 2조2300억원 가량의 차이가 난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2차전지 소재주들도 시총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엘앤에프와 천보는 시총이 각각 7조8218억원, 3조4990억원으로 4위와 9위에 자리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시총 10위권 내에서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던 종목이었다. 올해 투자자들이 전기차 소재주에 관심이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주 역시 2차전지 소재주 못지않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 중에서 3종목이 게임주였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시총 9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카카오게임즈도 8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위메이드는 새롭게 6위로 올라섰는데, 지난해만 하더라도 시총이 6468억원으로 시총 순위는 106위에 불과했다.

게임주의 비상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비접촉) 수혜와 P2E(Play to Earn)라는 트렌드 변화와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게임은 대표적인 언택트 업종으로 올해 지속된 거리두기에도 실적이 증가할 수 있는 업종으로 분류됐다. 여기에 게임 아이템과 NFT(대체불가능한토큰)를 연결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새롭게 나오면서 게임주에 가치 재평가가 이뤄졌다.

반면 제약·바이오주는 지난해와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제약·바이오는 지난해 말 코스닥 시총 1~5위를 독식했던 업종이었다. 그러나 이달 28일 기준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외하면 7위(셀트리온제약), 9위(에이치엘비), 10위(씨젠)로 밀려난 상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시총 1위는 유지했지만 시총은 지난해 말 24조7450억원에서 올해 말 13조72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와 기술주의 상대적인 부각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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