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316.08로 역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
코스닥 지수도 20여년 만에 1000선 넘어
개인이 지수 끌어올려···양 시장서 74조원어치 순매수

올해 증시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었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썼고 코스닥 지수는 20년 만에 1000선을 넘어섰다. 투자 트렌드도 빠르게 바뀌었는데 올해 초에는 빅테크와 2차전지 소재주가 뜨더니 하반기에는 게임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해외 주식 투자 열풍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어느덧 보편적인 투자처로 발돋움했다. 시사저널e는 올해 증시를 되돌아보면서 변화를 읽고 미래를 대비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는 올 한 해 새로운 기록을 쏟아냈다. 코스피는 3000선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는 20년 만에 1000선 고지를 다시 밟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와 리오프닝(경기 재개)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살아난 영향이었다. 다만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불확실성에 노출되며 지난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이 같은 기록을 만들어 낸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지난해부터 증시에 유입되기 시작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도 시장에서 활발히 주식을 사모았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양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 사상 최고치 나온 코스피, 1000선 넘어선 코스닥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8일 3020.24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2874.5에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5% 가량 상승한 수치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도 3000선 위에서 마치게 되면 사상 처음으로 3000선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코스피는 올해 초부터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올해 1월 6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선을 넘기는 기록이 나왔다. 이날 고점은 3027.16이었다. 다음 거래일인 1월 7일에는 3031.68로 장을 마쳤는데 종가 기준 처음으로 3000선을 넘기는 순간이었다. 1000~2000선 사이에서 등락하며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불명예 별명이 있었던 코스피가 새로운 시대를 연 순간이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올해 6월과 7월에는 사상 최고치 기록이 나왔다. 올해 상반기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던 코스피는 지난 6월 25일 장중 3316.08까지 치솟았다. 이는 장중 기준 코스피 사상 최고치다. 7월 6일에는 종가 기준 3305.21을 기록하며 최고치 기록을 새롭게 썼다. 

코스닥 지수 역시 올해가 기념비적인 해가 됐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를 968.86에 시작해 이달 28일 1027.44까지 6%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기준으로는 1월 27일 1000선을 넘어섰고 종가 기준으로는 4월 12일 1000.65에 마감하며 1000선을 웃돌았다. 코스닥 지수가 장중 기준 1000선을 넘어선 건 정보기술주 붐이 일었던 2000년 이후 20년 4개월 만이었고 종가 기준으로는 20년 7개월 만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3월 미국 국채 급등 이슈에 800선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이내 회복하면서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 상승세는 지난 8월까지 이어졌는데 같은 달 6일에는 장중 1062.03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는 다음 거래일인 같은 달 9일 나온 1060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상고하저의 패턴을 보인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된다. 코스피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4분기에는 3000선을 전후로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연중 최고치 대비 하락폭이 크진 않았지만 새로운 연고점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100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 74조원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올해 국내 증시에서 새로운 기록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 컸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기록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이달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3조11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인 지난해의 47조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금액이다. 개인 투자자가 지난 11월 이후 순매도로 돌아섰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매수세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는 74조원어치를 순매수했었다.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대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는 9조111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이는 개인 투자자의 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인 지난해 16조6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로써 코스피·코스닥 합산 개인 순매수 금액은 사상 최대인 총 72조229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도를 보였다. 같은 기간 기관은 코스피에서만 36조121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25조264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이 4조54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207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 1위 종목은 26조474억원을 순매수한 삼성전자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난 8월 상장한 의약품 회사인 HK이노엔으로 341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대로 순매도 1위는 코스피에선 크래프톤(1조5102억원)이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카카오게임즈(6291억원 순매도)였다.

기관과 외국인의 동향을 살펴보면, 기관의 코스피 순매수 1종목은 1조2383억원어치를 순매수한 크래프톤이었다. 코스닥 시장 순매수 1위 종목은 에스엠으로 301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코스피에선 LG화학(2조1957억원)이었고 코스닥 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8147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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