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륜 조향장치, 큰 회전각으로 주차 시 운전자 편의 더해
주행 상황에선 갑작스런 방향 전환에도 차체 흔들림 잡아 안전성 강화
고가의 초기비용 및 수리비용은 단점

[시사저널e=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자동차 기술이 진보하며 안전장치와 편의장치 역시 극대화되고 있다. 이전보다 안전하면서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시켜주는 미래의 이동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단순한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의 개념이 미래의 모빌리티 개념으로 진보하는 중이다.

최근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같은 무공해차와 자율주행차 등이 화두다. 구체적으로는 OTA(Over The Air) 같은 실시간 무선 업데이트 기능이나 휴대폰과의 연동성, 그리고 자율주행을 위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같은 기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기능들은 다른 차종과 차별화를 이루며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다양한 기능들 중 최근엔 4륜 조향장치가 주목을 받는다. 국산 제네시스 차종 등 고급 프리미엄 차종을 중심으로 여러 차종에 이러한 자동차 4륜 조향장치가 본격적으로 장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를 비롯해 업계에선 4륜 조향장치에 호기심을 갖고 관심을 보이는데, 사실 이 장치는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미 약 20여년 전 일본 마쯔다 등에선 차종에 따라 4륜 조향장치가 장착된 차종이 꽤 있었다. 특히, 스포츠카 등에 이 장치가 장착돼 운전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 당시 4륜 조향장치의 특허는 일본 제작사가 상당수 보유하고 있을 정도였다. 초기 기계적 4륜 조향장치는 현재 전자식 장치로 개발되며 더욱 세밀하고 세련된 안전장치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4륜 조향장치가 장착된 차종을 이르러 언론에선 종종 ‘후륜조향’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용어다.

일반적으로 전륜 조향은 일반 자동차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앞쪽의 2륜만 조향하는 장치를 지칭한다. 반면, 후륜 조향은 가장 대표적인 차종이 지게차라고 할 수 있다. 지게차는 전륜은 고정돼 있고 후륜만 조향하는 차종이다. 우리가 현재 언급하는 4륜 조향장치는 4WS(4 Wheel Steering)를 지칭한다. 네 바퀴 모두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장치다. 비슷한 용어의 4WD라고 하는 4륜 구동장치를 생각할 수 있다.

4륜 조향장치를 장착한 자동차는 운전 시 독특하게 작동한다. 물론 적용되는 차종에 따라 기술의 정도가 다르다보니 뒷바퀴 조향에 있어서 각도 등의 한계가 다를 수 있다. 최근 일반화된 4륜 구동장치가 AWD가 되면서 기술의 차이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4륜 조향장치는 원주를 크게 도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저속으로 앞바퀴가 우회전할 경우, 뒷바퀴가 반대인 좌측으로 꺾어지면서 회전각이 커지는 경우가 그렇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으로 뒷바퀴가 조향 없이 딸려오는 것과 달리, 4륜 조향장치가 장착된 자동차는 원주를 크게 돌면서 안전하게 회전하게 된다. 이를 통해 주차장 등에서 일반적인 큰 차량을 주차하면서 전후로 여러 번 조향하는 불편함을 겪지만, 4륜 조향장치가 장착된 차량은 한 두 번만으로 주차할 수 있는 특징을 보인다.

운전 시 대형 트럭 등이 우회전을 할 경우 중앙선을 넘어 크게 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뒷바퀴가 차체에 끌려오면서 안쪽 영역을 침범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륜 조향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저속이 아닌 중속에서는 앞바퀴 조향과 달리 뒷바퀴는 중간 정도로 움직이면서 적절한 조율을 하며, 고속에서는 앞바퀴 조향과 같은 방향으로 뒷바퀴가 움직이면서 조향이 원활하게 진행된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좌회전 차로로 변경을 하는 경우 좀 더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갑작스런 차로변경으로 차체의 진행방향과 바퀴의 방향이 갑작스럽게 틀어지면서 차제가 진동하고 불안정한 특성이 나타나지만, 4륜 조향의 경우는 같은 방향으로 바퀴가 움직이면서 네 바퀴가 동시에 틀어지게 되고 차량이 사선으로 움직이면서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된 차로 변경이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4륜 조향장치가 장착된 차량은 더욱 안전한 차량 운행이 가능하다. 최근의 장치는 더욱 전자화돼 더욱 세밀한 운행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첨단 장치 장착에 따라 비용이 커진다는 점과, 고장날 경우 역시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국내에서는 만도가 본격적으로 국산 모듈을 창작하고 있다. 만도는 제동장치나 현가장치 등을 대상으로 하드웨어적인 부품을 없애고 신호로 모듈을 제어하는 X by Wire라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부각되고 있는 4륜 조향장치가 장착된 차량이 더욱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대표 장치로 안착되길 기원한다. 동시에 국산 첨단 장치가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장치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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