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3일 내 치료제 투여 시 입원과 사망 확률 89% 감소”
감염병 전문가 “정부가 안전성 체크할 필요성 있어”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 / 사진=연합뉴스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화이자 팍스로비드 등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팍스로비드의 경우 효능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전성 관련 데이터는 적은 편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일단 큰 부작용은 없다고 판단되지만 향후 체크할 필요성을 주지시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 효능이 알려지며 주목 받고 있다. 화이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 결과, 증상 발현 3일 내 치료제를 투여한 경우 입원과 사망 확률이 89%, 증상이 나타난 지 6일 안에 약을 복용할 경우 이 확률이 8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팍스로비드 안전성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내용이 적은 편이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관련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팍스로비드 안전성과 관련된 데이터는 회사가 발표한 자료 등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데이터에 따르면 임상시험 결과, 일반적인 부작용이 팍스로비드 투약군에서 20%, 위약군에서 19% 나왔다”며 “일반적 부작용은 예를 들어 설사나 구역질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증부작용의 경우 팍스로비드 투약군에서 1.7%, 위약군에서 상대적으로 다소 높은 2.3% 가량 도출됐다”고 언급했다. 천 교수는 “이를 종합하면 화이자가 발표한 데이터 상으로는 팍스로비드 부작용이 크지 않고 사망자는 1명도 없는 것으로 나온다”고 정리했다.  

그는 “팍스로비드의 경우 환자들이 복용해도 크게 우려할만한 부작용이 있을 것 같진 않지만 향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약품과 유사하게 임상시험에서 없던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천 교수는 “향후 다른 나라들의 팍스로비드 허가와 사용 승인 여부 등을 지켜보고 해당 약제를 복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확진자의 80%가 경증인 상황에서 환자들이 집에서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게임체인저가 돼 여파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팍스로비드 안전성 관련 데이터가 논문으로 발표된 경우가 없다”며 “화이자가 언론에 발표한 자료가 거의 대부분이어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분해효소억제제인 팍스로비드는 기존 약물과 ‘리토나버’ 약물이 혼합된 복합제”라며 “리토나버는 부스터, 즉 약물 농도를 높이고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팍스로비드는 두 가지 약물로 된 복합제이기 때문에 의외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평생 먹게 되는 에이즈치료제는 길게 복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짧게 복용하는 팍스로비드는 문제가 적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팍스로비드 임상시험은 대상 환자 수가 많지 않다”며 “원래 3000명을 목표로 진행했다가 1219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예방백신과 먹는 치료제를 적절히 운용하면 코로나19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팍스로비드는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와 유사한 계열의 약물”이라며 “여러 이유로 안전성에는 큰 우려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정리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 치료제는 길게 복용하는 의약품이 아니며 독성이 오래 가지 않는다”면서 “백신과 비교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안전성에서 치료제와 백신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가 견해를 종합하면 적은 데이터에 큰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체크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부도 효능과 안전성을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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