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장민지 경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원작이 인기를 얻어 누구나가 다 알만할 정도로 대중화가 되면, 이용자뿐만 아니라 생산자 또한 원작에서 주인공이 아니었던 주변 캐릭터에 주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콘텐츠가 트랜스미디어, 혹은 지식재산권(IP) 확장에 주목하지 않았을 때는 스핀오프, 즉 원작에서 파생된 작품이자 원작과 동일한 배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캐릭터들이나 다른 사건에 주목하게 되는 콘텐츠들에 대한 소구력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호빗’ ‘해리포터-신비한 동물사전’ 그리고 ‘스타워즈’에서 ‘로그원’까지 탄탄한 팬덤층을 가진 원작들이 IP확장을 위해 스핀오프를 제작하고, 각각의 시리즈 또한 원작만큼이나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스핀오프는 스토리텔링의 구조에서 원작이 갖고 있는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것이 하나의 개별의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기에 원작의 세계관에 처음 진입하는 사람들에겐 ‘새로움’을, 원작의 팬층에게는 또 다른 등장인물의 서사를 제공하고 팬들이 원작과 스스로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특히 생산자 입장에서 기존 팬층을 포섭하면서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켜 시장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며, 투자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 또한 스핀오프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원작에서 보였던 주인공 이외의 타 캐릭터들의 단편적인 모습을 새로운 각도로 조망하면서 인물들의 결핍요소를 파악한다거나, 원작에서는 악인으로 그려졌던 인물의 구성요소를 또 다시 해체하고 그것을 분석하는 등의 스핀오프-스토리텔링은 수용자들에게 인물의 입체적인 요소와 설득의 요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극단으로 치닫는 선이나 악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변인’으로 그려졌던 누군가가 결과적으로 극의 중심으로 옮겨올 수 있다는 중요한 전제는 수용자들의 몰입과 교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스핀오프 작품이 흥행할 수 있는 가능성만큼이나 실패할 가능성 또한 무시하긴 어렵다. 원작의 팬덤, 즉 수용자층이 탄탄한 만큼 그들이 원작에 갖고 있는 애정도, 분석능력 또한 원작자만큼이나 높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원작이 흥행한다고 해서 반드시 스핀오프작품이 흥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팬, 혹은 수용자들은 원작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인물들 간의 개연성을 찾는다. 이런 요소들이 결과적으로 원작의 흥행도를 높였기 때문에, 기존의 팬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기대감을 스핀오프 작품에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원작자는 스핀오프 작품에 좀 더 많은 부담감을 갖고 스토리텔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나 또한 한 작품의 스핀오프를 기다리는 중이다. 특히 원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품이라 어떤 식의 변주가 이뤄질지 고대한다. 이 기대감이 작품을 보고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것이 결국 팬의 또 다른 애정의 이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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