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근본 해결책은 사실상 해외노선 재활성화 뿐···고객들 정부 트래블버블 정책 외면 “단체 통제여행 한계”
지금도 2차 접종 완료자 일부 국가 격리 없이 오갈 수 있지만 해외 현지상황이 변수
2차 접종완료 늘어나면 내년부터 개선될 가능성 있어···일부 여행 알아보는 움직임은 포착돼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며 항공업계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한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결국 근본적 해결책은 해외노선 활성화다. 국내노선은 사실상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정부의 트래블버블 도입에도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정부는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난 자는 해외에서 귀국 시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다. 접종완료자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번 맞은 사람, 혹은 얀센 백신을 1번 맞은 사람을 의미한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2주 간 격리를 해야 한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격리면제 조치를 실시한 지 약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천국제공항 및 김포국제공항 청사는 텅텅 비어있다시피 한 상태다.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일단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안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한 항공사 기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여행을 가는 동남아 등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고, 국내에서도 지금 강도 높게 통제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 사람들이 여행을 갈 엄두를 낼 수 있겠느냐”고 전했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여행을 가는 나라 중 하나인 일본은 일일 확진자 1만 명 대를 기록하고 있고 베트남 등도 4차 대유행 상황을 겪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 및 명확하지 않은 메시지 등도 해외여행 수요 제자리걸음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백신접종 완료자 2주 자가격리 면제 정책을 내놓고 거의 바로 트래블버블이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사이판 등 몇몇 국가 등과 격리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는데, 이에 헷갈려 한 소비자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던 서울지역 IT기업 직장인 김씨는 “트래블버블 발표 후 대상국에 해당되지 않는 국가는 여행을 못 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트래블버블은 단체 통제여행이라 안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개별여행은 못 가는 줄 알았는데, 그냥 백신접종 완료하고 격리면제 국가면 다 갈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확인하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래블버블 이용 수준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도 백신접종완료자는 격리면제 국가를 가면 격리 없이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단, 코로나19로 급변하는 현지 상황이 변수다. 한 항공업계 인사는 “트래블버블을 이용 안 해도 백신접종 완료자는 격리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들이 있고 가능하다”며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현지에서 어떤 변수와 조치가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국가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할 때 해외노선 활성화는 일단 국내 백신 2차 접종완료자가 늘어나야 하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접종완료자 자체가 많아져야 잠재적으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국민들도 늘어난다. 현재 접종완료자가 아닌 1차 접종자도 57%수준이고 접종 완료자는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선 백신접종 완료자가 늘어난다면 내년부터는 해외여행 수요가 점점 풀리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백신접종을 완료한 경우 해외로 신혼여행을 알아보는 부부들도 생겨나고 있다. 접종완료자가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일부 국내여행 숙박 비용 등이 해외 수준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추가 변이 발생 등이 변수다. 이미 국내 확진자도 10명 중 9명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알려졌지만, 해외에서 또 다른 심각한 변이 바이러스들이 생겨날 경우 당국으로선 또 다른 조치가 필요할 수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어찌됐든 올해까진 고용유지지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 항공업계 시각이다.
한편 1일 대한민국조종사연맹은 호소문을 통해 “지금 현재도 지상조업 종사자들의 50%는 조건부 정리해고 중이며, 이들 중 30%는 오랜 기다림에 지쳐 더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이직을 했고 정리해고 제외 인원 중 50%도 특별고용지원 업종에서 배제돼 정부나 회사의 어떠한 지원도 없는 무급휴직 중”이라면서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대책만 종료되는 상황이 목전에 이르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