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개 상황·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라 추가 조정 시기 판단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4.0%로 유지···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3%p 상향 조정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현장의 모습/사진=한국은행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현장의 모습/사진=한국은행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1년 3개월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 금리인상의 가능성도 언급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은 금통위는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한은 기준금리를 현재 연 0.50%에서 연 0.7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은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금통위에 따르면 최근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백신접종 확대,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2분기 GDP성장률은 6.5%로 1분기(6.3%)보다 0.2%포인트 상승했으며 7월 실업률도 59.5%로 전월(60.6%) 대비 1.1%포인트 개선됐다. 유로존 역시 2분기 8.2%의 GDP성장률을 기록하며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벗어났다. 다만 중국은 GDP성장률이 1분기 18.3%에서 2분기 7.9%로 낮아지면 성장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하락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그 영향으로 신흥시장국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보급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실물경기는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다소 둔화됐으나 수출이 호조를 지속했고 고용시장도 개선세를 보였다. 통관 기준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29.6% 증가했으며 7월 실업률은 3.2%로 전월(3.8%) 대비 0.6%포인트 낮아졌다.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0%, 3.0%로 제시했다. 이는 모두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2% 중반까지 높아졌다.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로 전월(2.4%) 대비 0.2%포인트 상승했으며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을 보여주는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은 1.2%로 6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통위는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1%로 0.3%포인트 상향 조정했으며 내년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4%에서 1.5%로 0.1%포인트 올렸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금융불균형 위험이 더욱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7000억원으로 전월(6조3000억원)보다 3조4000억원 늘어났다. 수도권 지역의 주택 매매가격은 7월 한 달에만 1.2% 상승하며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 역시 0.9%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 주체들의 위험 선호성향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세 및 주택 가격 오름세 둔화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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