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1년 3개월만···금융불균형 해소 ‘시급’
7월 은행권 가계대출 총 9조7000억원 증가···성장률 전망치는 4.0% 유지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 이상 지속되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에서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인하한 이후 약 1년 3개월만이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의 전망은 ‘동결’과 ‘인상’으로 팽팽히 엇갈렸다. 꺾이지 않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금통위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과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고려해 한 차례 더 경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모두 존재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채권보유 및 운용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67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33명이 인상을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의 수는 지난 7월 금통위(11명)보다 22명이나 늘어났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주열 한은 총재와 금통위가 지난 회의들을 통해 수 차례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고승범 전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총재 역시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통해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유지되는 한 거시건전성 정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거시경제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통화정책 정상화를 통해 대처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금리인상 결정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총 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동월(7조6000억원) 대비 2조원 이상 늘어났으며 전월(6조3000억원)과 비교해도 3조원 이상 증가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 역시 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월(1조8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고려해 금통위가 한 차례 경기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으나 금통위는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와 함께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0%로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