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카카오웹툰’ 출시…IPX 기술 도입
'라인망가 2.0' 일본 웹툰 시장 1위 탈환 노려

그래픽= 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 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K-웹툰 주도권을 놓고 전면전에 돌입했다. 네이버가 시장에 먼저 진출한 후 카카오가 일본 등 시장에서 세를 불리고 있다. 카카오는 웹툰 플랫폼 확대에도 나서며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네이버 아성에 도전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다음달 1일 ‘카카오웹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새로 선보이는 카카오웹툰 플랫폼은 웹툰에 애니메이션 기술을 적용해 캐릭터의 생동감을 더한 지식재산권 경험(IPX)으로 승부한다. 

‘승리호’나 ‘나 혼자 레벨업’ 애니메이션과 티져 영상 일부분을 동영상으로 구현해 독자들의 시선을 확 잡아 끌어보겠다는 계획이다. 2년에 걸쳐 화면(UI·UX)를 개발했다. 

◇카카오웹툰, 국내시장 주도권자인 네이버웹툰에 도전장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프리미어에서 “직사각형의 섬네일로 작품을 나열하던 지난 20년의 관성적 디스플레이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며 “새로운 IPX는 웹툰을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유저들에게 전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게임과 음악, 영화와 드라마로 변주되는 오리지널 IP의 위상과 가치를 직관적으로 전하도록 UX 설계 틀을 파격적으로 바꾸고, 완전히 새로운 레벨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웹툰이 웹툰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밝힌 만큼 국내 웹툰 시장에서 네이버웹툰과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웹툰 시장은 네이버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 페이지뷰 점유율이 65.1%에 달했다. 카카오페이지(15.6%)와 다음웹툰(3.9%)을 합한 것보다 3배 이상 높다.

카카오웹툰은 프리미엄 IP를 서비스해 독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샬롯에게는 다섯명의 제자가 있다’ ‘취향저격 그녀’ 등 카카오페이지 웹툰과 다음웹툰에서 보유한 오리지널 웹툰을 선보일 계획이다. 관계자는 “우선 주요 작품 위주로 서비스하면서 카카오페이지의 웹소설을 웹툰화 하는 등 점차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도 이달 마블사의 ‘블랙위도우’를 네이버웹툰에서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저명한 IP보유사와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9월부터 ‘어벤저스’ ‘스파이더맨’ ‘헐크’ 등의 굵직한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연재할 예정이다.

◇ 아시아 넘어 북미 시장에서도 격돌 예고

카카오웹툰은 글로벌 진출을 염두해 두고 있어 네이버웹툰과의 글로벌 경쟁도 불가피해 졌다. 앞서 지난달 카카오는 태국과 대만에서 카카오웹툰을 선 출시했다. 카카오는 “태국은 론칭 4일 만에 누적 일 거래액 3억7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흥행세”라고 전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의 강력한 창작 생태계로 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네이버웹툰은 ‘여신강림’ ‘재혼황후’ ‘입학용병’ 등 국내의 검증된 콘텐츠를 번역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남아 주요 국가의 월간 순 사용자 수(MAU)는 1200만(인도네시아 690만, 태국 350만, 대만 150만)을 달성했으며, 앱 통계 분석 업체인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5월 사용자 수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용자는 네이버웹툰이 많지만, 지난해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일본에서 네이버의 ‘라인망가’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자존심이 상한 상황이다. 앱애니에 따르면 픽코마는 올해 2분기 매출 기준으로 틱톡·유튜브·디즈니플러스 등의 뒤를 이어 전세계 모바일 앱 매출 7위를 차지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이달 중순 ‘라인망가 2.0’을 정비하고 일본 웹툰 시장의 1위 자리를 되찾을 계획이다. 라인망가 2.0은 독자의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독자에게 작품의 추천량을 강화해 비슷한 장르의 웹툰으로 유입되도록 했다. 이달부터 신작을 더 선보이는 동시에 ▲첫 구매시 보너스 코인 ▲열독하다 중단한 작품에 대한 무료 열람권 ▲미열람 단행본 작품에 대한 이벤트 등 본격적으로 마케팅도 나섰다.

한성숙 네이버 CEO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라인망가 2.0을 출시했고 일본 1위를 위해 콘텐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연말께 의미 있는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 경쟁은 가장 큰 콘텐츠 시장인 미국에서도 전개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인수하고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향후 약 1000억원의 콘텐츠 기금을 조성해 글로벌 창작자가 만든 10억개 이상의 원천 콘텐츠를 바탕으로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도 본격적인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한 데 이어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의 지분을 100% 확보했다. 내부에선 두 기업의 인수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진화할 발판을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까지 네이버웹툰이 우위에 있다”면서도 “일본에서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인기작을 바탕으로 1위에 올라선 것을 감안하면 결국 인기 높은 IP를 확보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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