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현대차·기아 뿐 아니라 벤츠·BMW에도 내수 판매 밀려
트레일블레이저·XM3·렉스턴 스포츠 앞세워 해외 판로 개척
한국GM·르노삼성, 본사 브랜드 파워 통해 판매 확대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3개사가 수출 판매에 집중한다. 3개사는 현대차·기아는 물론 벤츠·BMW에게도 내수 시장에서 밀리고 있어 해외 시장 판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한국GM은 4597대, 르노삼성 4635대, 쌍용차 4956대를 판매했다. 3개사 모두 5000대를 넘기지 못한 것이다. 같은 달 현대차 판매는 6만2056대, 기아는 4만7901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판매는 12만4145대였으며, 이중 3개사 판매는 1만4188대로 점유율은 11%에 불과했다. 

3사는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벤츠와 BMW에게도 뒤처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3사는 벤츠, BMW에 이어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3개사가 벤츠·BMW에 앞선 건 지난 3월 한국GM(6149대)이 유일하다. 이마저 벤츠(7597대)에겐 밀려 4위를 차지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해 초 트레일블레이저와 XM3를 국내 출시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이내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3사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도 판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노조와의 임금협상 갈등으로 인해 파업이 계속됐으며, 파업에 따른 제품 생산 차질 및 품질 논란과 브랜드 이미지 악화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의 경우 극심한 경영난 끝에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차를 구매하기 꺼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사는 국내보다 해외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수출이 부진했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또한 한국GM과 르노삼성의 경우 해외에선 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 르노 브랜드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에, 국내보다 판매가 수월한 모습이다.

특히 현재 양사가 생산중인 트레일블레이저와 XM3는 미국과 유럽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차급으로 국내 부진에도 수출에선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 경영정상화의 핵심 모델로, 올해 1분기 동안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10퍼센트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트레일블레이저를 포함한 레저용차량(RV) 수출은 전년대비 18% 감소하며 다소 주춤했으나, 여전히 1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내수 전체 판매보다 2배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XM3를 통해 유럽 수출 활로를 다시 열겠다는 각오다.

르노삼성은 이달부터 유럽 28개국에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를 판매한다. XM3는 지난 3월부터 프랑스 등 유럽 4개국가에서 사전 출시해 3개월간 유럽 사전 판매목표였던 7250대를 훌쩍 넘겼다.

이달부터 기존 1.3ℓ 가솔린 엔진 모델 외에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추가하며 유럽 판매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XM3는 러시아를 제외한 전세계 판매 물량을 부산공장에서 담당한다. XM3는 르노의 차세대 주력 모델로, 국내와 유럽 뿐 아니라 일본, 호주, 중동, 남미 등으로 판매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쌍용차도 렉스턴 스포츠가 수출에서 힘을 받으면서 회복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쌍용차 수출은 3854대로 전년대비 442% 급증하며, 2016년 12월(6005대) 이후 5년만에 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은 지난달 1306대를 해외에 수출하며 전달보다 215% 판매가 늘었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에 이어 지난달 출시한 2022 티볼리 등 상품성 개선 모델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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