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후계자인 이재용 체제 강화하는 방식으로 배분 이뤄질 가능성 커
이미 이재용 체제 확고히 갖춰진 만큼 경영 면에선 달라질 것 없다는 시각도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상속세 납부 계획이 발표되면서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흡수하게 된다면 그룹 지배력 확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짓게 될 전망이다.
28일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유산의 사회적 환원 및 상속세 납부 계획을 발표했지만, 관심을 모았던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삼성가(家)에서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고 나면 공시될 예정이다.
이 회장의 삼성계열사 보유지분은 삼성전자 4.1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상속받게 될 전망이다. 지분상속은 곧 그룹 지배력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지분 분할 방식이 삼성그룹 경영과도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삼성가는 삼성생명 지분을 분할하지 않고 공동소유 하겠다고 당국에 신고한 바 있지만, 이는 최종 결정이 아니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향후 합의가 마무리 되는대로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삼성전자 지분 4.18%가 어디로 갈지 여부다. 이 회장의 유서가 없었다면 홍라희 여사가 가장 많은 33.33% 지분을 갖게 되지만, 결국 이 부회장이 흡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7%에 불과하다. 사실상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로 여겨지고 실제로 삼성전자가 이재용 체제를 갖춘 지 시간이 지났지만,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면 향후 출소 후 적어도 지배력 확보 문제는 확실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받게 될 경우 엄청난 상속세를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 등 다른 주식을 처분하는 방식, 혹은 배당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삼성이 경영권 분쟁 중인 것도 아닌 만큼, 결국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분상속이 전개될 것이란 점에서 어떻게 지분을 분할할지 여부는 큰 변수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인사는 “방법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미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전자인 만큼, 경영과 관련해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지분 상속 후 어떤 지위를 확보하게 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분을 어떻게 나눠가느냐에 삼남매의 그룹경영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