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카드사 시장점유율 경쟁 심화
현대·국민카드, 삼성카드 맹추격···17%대 접전
삼성카드, 나홀로 마이데이터 심사 중단···신사업 진출 제동에 ‘골머리’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중위권 카드사들이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2위를 지키던 삼성카드의 자리를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가 무서운 속도로 따라붙으면서다. 삼성카드는 좁혀진 점유율 격차 외에도 마이데이터 사업 심사 중단 등의 악재가 잇따르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4분기 개인·법인 신용판매액 기준 점유율이 17.93%로 전분기(18.30%) 대비 0.3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삼성카드와 함께 중위권 경쟁자로 꼽히는 KB국민카드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점유율이 17.66%로 전분기보다 0.02%포인트 상승했으며, 현대카드는 전분기 대비 무려 1.02%포인트 성장한 17.3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약진했다.
지난 3분기까지만 해도 삼성카드는 18%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지키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3개월 만에 시장점유율이 17%대로 떨어지면서 2위 자리를 바짝 추격당했다.
이처럼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 수성에 위기감이 커진 것은 현대카드를 필두로 여타 카드사들이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사업에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면서다.
실제로 점유율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낸 현대카드의 경우 카드사 중에서 가장 활발히 PLCC 사업을 전개하며 회원 기반 확대에 성공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회원 수는 2019년 대비 7.1% 증가했다. 국민카드 역시 지난해 말 커피빈과 손 잡고 처음으로 PLCC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반면 삼성카드는 오는 5월 중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PLCC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현재 운영 중인 PLCC 상품은 없다.
바짝 추격당한 시장점유율 외에도 삼성카드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사업 심사가 중단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28개사에 최종 본허가를 승인했다. 카드사 중에서는 신한·KB국민·현대·우리·비씨카드 등 5곳이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됐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사업 최종 인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4곳에 대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를 재개하면서 하나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전업계 카드사 중 삼성카드만 신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추후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결돼 금융당국이 심사를 재개한다고 해도 시간상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초기 시장 선점에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핵심 경쟁력은 두터운 회원층”이라며 “시장점유율은 해당 카드사의 회원 기반이 얼마나 튼튼한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점유율 추이 변동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신용판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신사업 추진이 향후 카드사들의 회원 기반 확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