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건설사 사업보고서 분석
장기 영업 중단·외국인 감소 등 코로나19 직격탄
DL ‘글래드호텔앤리조트’·대우 ‘대우송도호텔’, 손실 수십억대
HDC현산 ‘호텔에이치디씨’, 영업익 전년比 17.5% 감소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건설사들의 신사업으로 떠올랐던 호텔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DL(옛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호텔사업은 적자전환했고, HDC현대산업개발도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백신 보급에도 호텔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건설사들의 고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DL의 100% 자회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19억7928만원, 당기순손실 76억353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3%, 170% 줄어든 것이다. 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매출액 역시 608억76만원을 기록하며 전년(1001억4667만원) 대비 39% 줄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의 실적 감소는 호텔부문의 영향이 컸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메종글래드제주호텔, 제주항공우주호텔, 글래드여의도호텔, 글래드라이브호텔, 글래드코엑스호텔 등 호텔 5곳을 운영 중이다. 호텔부문은 지난해 75억9361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나마 골프장부문(오라컨트리클럽)의 영업이익이 전년(40억5951만원) 대비 38.4% 늘어난 56억1433만원을 기록하며 전체 손실을 상쇄시켰다.

대우건설의 100% 자회사 ‘대우송도호텔’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7억1188만원이다. 이는 전년 영업이익 1억8539만원보다 1500% 감소한 것이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33% 줄어든 18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73억원으로 전년대비 65% 줄었다. 대우송도호텔은 대우건설이 호텔업에 뛰어들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2007년부터 인천 송도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을 운영해 왔지만 14년간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8년 5월부터 호텔 매각에 나섰지만 아직 인수 회사를 찾지 못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종속기업인 호텔에이치디씨(호텔HDC)는 실적이 악화됐지만 적자 전환은 피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49억5580만원, 영업이익 7억7024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3%, 18.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7.5% 줄어든 6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호텔HDC는 HDC현대산업개발의 파크하얏트서울호텔, 파크하얏트부산호텔, 강원 고성 아이파크콘도, 강원 정선 파크로쉬, KT에스테이트의 안다즈 서울 강남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호텔사업 부진은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컸다. 호텔업계는 지난해 객실 영업중단 조치가 이뤄지고 외국인 입국자 수가 90% 가까이 급감하는 등 코로나19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호텔업협회는 지난해 호텔 평균 객실 이용률이 1월을 제외하고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추정했다. 신세계·롯데·신라 등 호텔 전통 강자들도 지난해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고, 중소호텔들은 줄폐업과 휴업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신사업으로 떠올랐던 호텔사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전체 경영 실적을 갉아먹는 애물단지가 돼버렸다”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 다면 호텔 매각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보급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호텔사업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호텔업 지속 여부는 올해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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