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미노트10 시리즈 국내 출시
상위 모델은 1억800만 화소 카메라
국내 출고가 31만9000원

샤오미 레드미노트10 프로 이미지 /사진=샤오미
샤오미 레드미노트10 프로 /이미지=샤오미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중국 샤오미가 해외 시장에서 화웨이 공백을 꿰찬 데 이어 국내 시장에서 LG 스마트폰 빈 자리에 도전한다. 30만원대 가격에 준프리미엄급 카메라, 디스플레이 사양을 갖춘 스마트폰을 출시해 국내 시장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상향평준화로 보급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장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올 상반기에만 국내 시장에서 30만~40만원대 갤럭시A 시리즈 2종을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에 가세했다. 

23일 샤오미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시장에 ‘레드미노트10’과 ‘레드미노트10 프로’를 각각 이달 30일과 내달 9일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우리는 이제 스마트폰 출하량 3위 제조사가 됐다”며 “지난해 레드미와 레드미노트 시리즈는 세계 최다 판매 스마트폰 모델 상위 15개 중 4개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레드미노트10 시리즈의 전작 격인 레드미노트9S 판매량은 지난해 3700만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갤럭시S 시리즈 연간 판매량과 맞먹는 규모다.

여기에 샤오미는 올해 레드미노트10 시리즈 사양을 준프리미엄급으로 강화해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특히 상위 모델인 레드미노트10 프로 모델의 경우 1억800만 화소를 품고도 국내 출고가 31만9000원이다. 국내 출시되는 레드미노트10 시리즈 모두 5G가 아닌 LTE를 지원하는 점도, 보급형 수요를 집중적으로 노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샤오미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공백을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LG전자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0% 내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은 13%로, 애플과 삼성전자에 밀려 전년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선 조만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10% 내외의 점유율 공백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샤오미는이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영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스티븐 왕 총괄매니저는 “올해 한국시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이고, 유통채널을 넓히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더 많은 제품을 들여오는 세 가지 부분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에게 굉장히 중요하며,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은 시장이다. 한국 소비자 특성이 혁신성 높은 것을 구매하고자 하는 점에서 한국은 샤오미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삼성 ‘눈‧얼굴’ 품었지만...삼성폰보다 낮은 가격

상위 모델인 레드미노트10 프로의 강점은 카메라과 가격이다. 레드미노트 시리즈 중 처음으로 1억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가 탑재됐는데 30만원대 가격이 책정됐다. 레드미노트10 프로는 1억800만화소 광각 카메라, 8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 500만화소 텔레매크로 카메라, 200만 화소 심도 센서 등 쿼드카메라를 적용했다. 전면 카메라는 1600만 화소다. 

레드미노트10 프로엔 0.7마이크로미터 선폭의 삼성전자 모바일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HM2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어두울 때 9개 화소를 2.1마이크로미터 선폭의 1개 화소로 묶어 쓰는 비닝 기능도 적용됐다. 스티븐 왕 총괄은 “갤럭시S20, 갤럭시S21처럼 출고가 150만원대 전후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에 탑재된 기능”이라며 강조했다.

샤오미 레드미노트10 프로(좌)로 촬영한 사진과 갤럭시S10e 촬영 사진. /사진=윤시지 기자
샤오미 레드미노트10 프로(좌)로 촬영한 사진과 삼성전자 갤럭시S10e 촬영 사진 비교. 레드미노트10 프로로 찍은 사진이 빛 번짐이 덜하다. /사진=윤시지 기자

 

레드미노트10 프로는 제품군 중 처음으로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6.67인치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시장에선 레드미노트10과 레드미노트10 프로 모두 리지드 OLED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한다. 리지드 OLED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을 공급했을 가능성이 높다.

레드미노트10 프로의 AP는 8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보급형 퀄컴 스냅드래곤 732G 가 탑재됐다. 램은 6GB, 용량은 128GB다. 배터리 용량은 5020mAh다. 국내 출시된 30만원대 스마트폰 중에선 최대 용량 수준이다. 33W고속 충전을 제공해 30분만에 59% 충전이 가능하다.

AP를 제외한 사양만 보면 준프리미엄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샤오미는 신제품의 가격대는 낮춰잡았다. 국내 기준 레드미노트10는 21만8900원, 레드미노트10 프로는 31만9000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A32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A32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한판 붙자”

국내 시장에서 샤오미의 적수는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가 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국내서 37만4000원 가격의 갤럭시A32를 출시했다. 갤럭시A32는 후면 카메라 6400만 화소 메인, 초광각 800만 화소, 심도 500만 화소, 접사 500만 화소 카메라 등 쿼드카메라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은 5000mAh다. 레드미노트10 프로와 가격대는 30만원대로 비슷하지만 카메라 사양만큼은 뒤처진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시장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점은 샤오미에게 호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주력인 갤럭시S‧노트 시리즈가 아닌 37만원대 갤럭시A31였다. 같은 기간 가격대 기준 국내서 400달러(약 45만원) 미만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전년 34% 대비 7%포인트 오른 41%를 기록하며, 그간 중심이었던 800달러(약 90만원) 모델 판매 비중(32%)을 제쳤다. 시장에선 샤오미가 20만~30만원대 스마트폰을 앞세워 LG전자 점유율 10%를 가져갈지 주목한다.

사업 확대 걸림돌도 있다. 샤오미는 국내 시장에선 삼성페이 등 편의성 측면에선 삼성 스마트폰의 우위를 뛰어넘기 어렵다. 신제품 사양을 대폭 끌어올려도 중국 브랜드에 대한 편견을 바꿔야 하는 과제도 있다. 샤오미는 올해 국내 스마트폰 수리 등 사후서비스(AS)를 강화할 계획이다. 

스티븐 왕 총괄매니저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 맞는 20개 이상의 특별 제품을 출시했다"면서 "올해도 채널을 확대하면서 계속 샤오미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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