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D 차세대 TV 채택 여부 따라 추가 설비투자 시점 결정
폴더블 OLED는 미국 거래선 확보 시 증설 투자 확대 전망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연말 QD디스플레이 양산을 목표로 생산 기술 개발에 투자 역량을 집중한다. 경쟁제품인 LG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맞춰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수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공정을 조기 안정화한다는 전략이다. 중소형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증설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최주선 신임 대표이사 위치도 대형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최 대표이사는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도 겸임했다. 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는 김성철 사장이 맡았다.
5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중 QD디스플레이 샘플 생산을 거쳐 11월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형 고객사인 삼성전자와의 거래 여부도 성사 단계로 알려졌다. 양사는 실제 패널이 출시되기 전까지 제품 가격 및 구체적인 기술 사양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적기 공급을 위해 공정 기술 개발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이사가 사업부장을 겸직한다는 의미는 그룹 차원에서도 차세대 TV용 대형 디스플레이의 성공적 기술개발에 주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전인 지난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QD디스플레이 개발을 주도해왔다. 시장을 선점한 LG디스플레이의 WOLED와 경쟁하기 위해선 신제품 수율 개선을 통한 생산단가 절감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최 대표는 QD디스플레이 개발을 주도하며 차세대 먹거리를 마련하는 한편 ‘OLED는 안 한다’고 주장해 온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에 적극적으로 공급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시작으로 임기 중에 대형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보수적인 입장 대신 유연한 태도로 고객사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QD디스플레이 초기 투자를 통해 8.5세대 기준 월 3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향후 시장 수요에 맞춰 2025년까지 기존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을 단계별로 QD 라인으로 전환해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지난해 전체 설비투자는 3조9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QD 투자 규모는 전체 QD 투자 계획(13조1000억원) 중 절반에 못 미치는 금액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추가적인 QD 설비투자 시점은 삼성전자의 TV 사업 전략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거래선에 공급 타진을 위해 QD 생산능력 확대 계획과 제품 개발 로드맵을 제시할 전망이다.
관건은 초기 QD디스플레이의 원가 경쟁력이다.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선 제품 양산 수율을 개선하는 등 공정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인 체제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조차 대형 OLED 사업에서 통상 황금수율로 불리는 80% 수준의 수율을 확보하는 데 약 3년이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철저하게 사업 수익성을 따져 제품 개발을 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요청할 것이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에 맞춰 생산단가를 줄이는 것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초기 양산되는 QD디스플레이 판가는 LG WOLED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뒤처지는 가격 경쟁력을 빠르게 따라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매출 80% 가량을 중소형 OLED 사업에서 벌고 있지만 대형 디스플레이도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다. 대당 생산비용을 따져보면 대형 패널 사업이 중소형 사업보다 생산 이점이 있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이재용 부회장도 관심이 크다. 이 부회장은 과거 소니와 합작해 설립해 TV용 LCD를 생산하던 S-LCD 출범을 주도하며 대형 LCD사업 주역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마이크로미터 단위 소자가 TV 디스플레이에 도입된 상황에서 당분간 대형 사업 먹거리는 초기 QD디스플레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중소형 사업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투자 규모는 신공정 개발과 생산라인 전환투자 수준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연내 대규모 신규 생산라인 증설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폴더블 물량을 늘리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등 공급선을 확대한다. 다만 애플과 같은 대형 고객사는 아직 폴더블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폴더블 OLED 생산능력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200만~3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