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조3041억원...사상 최대치 경신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네이버가 쇼핑·콘텐츠·핀테크 등 신규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다시 회복했다. 그동안 쇼핑과 핀테크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던 네이버는 다음 먹거리로 ‘콘텐츠’를 낙점했다. 콘텐츠 분야를 본격적으로 키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단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매출 5조3041억원과 영업이익 1조2153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8%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영업이익은 5.2% 증가했으며 3년 만에 다시 1조원을 넘어섰다.
◇쇼핑·핀테크·콘텐츠 등 신사업이 실적 성장 이끌어
네이버의 이번 호실적은 쇼핑·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반면 네이버 매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치플랫폼은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사업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검색·디스플레이 광고를 포함한 서치플랫폼 매출은 전년 대비 5.6% 성장한 2조803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에도 불구, 성과형 광고 확대와 보장형 광고 동반성장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쇼핑을 포함한 커머스 매출은 스타트제로수수료, 성장 단계별 마케팅 포인트 지원, 비대면 디지털 전환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의 노력으로 중소상공인(SME)들이 디지털 환경에 안착하고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전년 대비 37.6% 성장한 1조897억원을 기록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스마트스토어 결제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며 “1인당 결제횟수와 단가는 각각 43, 47% 성장하며 충성도가 높아졌다. 스마트스토어 수는 지난해 12월 41만개를 기록했고, 월 거래액 1억원 이상의 스토어는 4000개로 작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핀테크 매출도 스마트스토어 성장과 외부제휴처 확대에 따른 네이버페이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66.6% 성장한 6775억원을 기록했으며, 콘텐츠 매출은 웹툰 글로벌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48.8% 증가한 4602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매출은 클라우드 수요 확대와 라인웍스 글로벌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41.4% 성장한 2737억원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컨콜에서 “지난해 네이버웹툰 거래액이 8200억원을 기록해 원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네이버 웹툰 월간 순이용자수(MAU)도 7200만명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며 “클라우드 사업의 경우 지난해 10월 초 세종시 스마트시티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12월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 메인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 ‘이제는 콘텐츠’...글로벌 시장 본격 진출
쇼핑·핀테크 등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던 네이버의 다음 목표는 콘텐츠 사업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네이버는 최근 자회사 네이버웹툰을 통해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왓패드는 10억편에 달하는 웹소설을 보유한 북미 플랫폼으로 네이버웹툰 월 이용자수 7200만명에 왓패드를 합한 사용자 수는 약 1억6000만명(양사 월간 순 사용자 수 단순 합산)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왓패드 인수로 네이버는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사업자로 우뚝 서게 됐다”며 “왓패드를 통해 한층 더 다양한 글로벌 스토리텔링 IP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콜에서 “글로벌 OTT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좋은 스토리 IP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양질의 IP 확보가 굉장히 중요한데, 웹툰·웹소설은 다양한 창작자 확보가 용이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도 “왓패드 인수는 점점 더 중요해지는 글로벌 I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웹툰과 웹소설의 결합 이상의 시너지를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네이버는 빅히트와 협력해 엔터 플랫폼 ‘브이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합한 새로운 글로벌 팬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케이팝이 만든 팬덤 문화가 글로벌 MZ세대들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상황속에서 양사가 힘을 합쳐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단 포부다.
한 대표는 “사업 노하우를 갖고 있는 엔터 기업들과 네이버 콘텐츠라이브 스트리밍 기술을 통해 네이버 라이브 공연을 시작으로 팬 커뮤니티, 커머스로 이어지는 엔터테인먼트 가치 사슬 전반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남미 등 케이팝 인기가 높은 지역으로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콘텐츠를 커머스와 연결하는 시도도 이미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인기 웹툰 ‘여신강림’ IP를 활용한 핸드크림, 색조 제품 등을 쇼핑라이브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MZ세대 팬덤을 기반으로 소비되고 있는 콘텐츠에 커머스를 접목한 시도로 장르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웹툰, 드라마, 커머스로 이어지는 무궁무진한 IP의 변신과 팬덤의 확장, 나아가 새로운 브랜딩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참신한 쇼핑 콘텐츠로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