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 2조 규모 미국 태양광발전 JV설립 합의···추후 협력확대 가능성도
LG·GM 북미 전기차 공략 박차···현대차·앱티브 ‘모셔널’ 로보택시 시장 노크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4년간 2400조원의 친환경 투자를 공약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관련 기술력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들의 연대가 주를 이루는 모양새다.

한화에너지는 프랑스 토탈(Total)과 미국에 JV를 설립해 태양광 사업·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하는데 합의했다. 한화에너지의 100% 자회사 ‘174파워글로벌’이 보유한 태양광발전 사업권 중 일부를 한화와 토탈이 각각 50%씩 투자한 JV가 운영한다는 게 이번 합의의 골자다. 현재까지 알려진 양사의 합작사업 규모는 2조원 대다.

토탈은 △엑슨모빌 △로열 더치 쉘 △BP △쉐브론 △코노코필립스 △Eni 등과 더불어 세계 7대 메이저 정유사 중 한 곳이다. 지난 2004년 국내에도 진출했다. 당시 삼성과 석유화학 합작사 ‘삼성토탈’을 건립했다. 지난 2015년 삼성·한화 빅딜을 통해 한화그룹이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면서 현재는 ‘한화토탈’로 이름이 바뀌었다.

한화와 토탈의 신규 JV는 미국 6개주에 설치되는 12개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운영사업을 맡게 된다. 1.6GW 규모다. 이는 미국 내 30만 가구 이상에 연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번 JV는 토탈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2025년까지 35GW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 확보를 계획하고 있는 토탈이 174파워글로벌의 사업역량을 높게 평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의 합종연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당시·LG화학)과 제네럴모터스(GM)이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전기차 배터리 셀 JV설립을 일궜다. 이번 동행은 우수한 배터리 수급과 잠재력이 큰 미국 시장의 1위 자동차 업체를 고객사로 둘 수 있다는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추진됐다.

GM 최고영영자(CEO) 메리 베라 회장은 지난 12일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최대 IT전시회 ‘CES 2021’ 기조연설자로 나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청사진을 공개했다. 신규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1회 충전에 최대 720km까지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1000km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시사했다.

기존 배터리보다 25% 적은 무게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원가도 40% 저렴한 신규 배터리 기술개발을 LG와 공동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관련 기술력 증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유지해 온 판매 1위 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LG와 함께 현실화시키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화와 토탈 그리고 LG와 GM의 협력이 국제무대서 경쟁력을 입증한 우리 기업을 향한 거대 기업들의 러브콜이 바탕이었던 반면, 현대차와 앱티브의 JV는 이와 반대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현대차가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앱티브와 미국 자율주행 운송시장에서 판로를 모색 중이다.

앱티브는 2015년 세계 최초로 완전자율주행차로 미국 대륙을 횡단했다. 이듬해에는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로 로보택시 시범사업을 영위했으며, 2018년부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지난해 앱티브와 현대차는 합작사 ‘모셔널’을 설립했다. 오는 2023년부터는 현대·기아차에 앱티브의 자율주행이 더해져 미국 전역을 무대로 로보택시 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지녔다.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기업들의 연합전선 구축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란 게 유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 관계자는 “기술력을 지녔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업과 자금은 풍족하지만 해당 기술력이 다소 아쉬운 기업들의 JV는 상호보완적인 성격이 짙을 수밖에 없다”면서 “또한 신규 사업에 대한 개별 기업의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 이후 미국 친환경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제고가 더해지면서 선제적으로 현지진출에 나선 국내 기업들에 갖은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임과 동시에, 이곳에서 성공할 경우 타 지역에서 영위하게 될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게 돼 각 기업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은 오는 20일(현지시간) 이뤄질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및 각종 친환경 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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