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뻗은 라인에 스포티한 디자인 구성···실내는 고급감 강조
세단을 방불케하는 정숙성과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성까지
최고 수준의 반자율주행 성능에 AR 내비게이션 편리성 극대화

GV70. / 사진=박성수 기자
GV70.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제네시스가 브랜드 두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을 국내 선보인다. 올해 초 출시한 GV80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에 진출하며,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간데 이어 GV70을 통해 준중형 SUV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GV70은 GV80의 동생 격인 차로 차체는 작지만, 내부 구성은 GV80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그 이상이다. 디자인 공개 때부터 GV70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기대치가 올라갔고, 차량의 구체적인 가격 및 성능이 공개되자 영업점에서는 구매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사전계약을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상위 순번을 받기 위해서 미리 서류 준비까지 마무리 하는 일이 일어났다. GV80 출시 당시 계약이 하루만 늦어도, 출고가 수 개월 가까이 밀렸기 때문에 GV70을 초기에 계약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GV70을 시승하며 기대에 부응할지 직접 확인했다. 이날 시승코스는 경기 하남 스타필드에서 경기 양평까지 왕복 70㎞ 구간이다.

GV70 첫 인상은 강렬했다. GV80이 강인한 SUV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GV70은 역동적이고 유려한 인상을 심어준다. 전면부는 제네시스 고유의 날개 형상 엠블럼을 형상화한 크레스트 그릴과 쿼드램프를 통해 제네시스 차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전·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전·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또 보닛이 그릴 바로 위에서부터 시작해 운전석 앞 A필러까지 하나로 이어져 측면에서 볼 때 길어보이는 효과가 있다. 루프라인은 쿠페와 같이 뒷 부분이 날렵하게 떨어져 스포티한 모습을 표현했다.

후면부는 얇고 긴 두줄의 테일램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후진등은 따로 빼 범퍼와 같이 배치하며 테일램프를 더 강조했다. 또 세로형 크레스트 머플러 팁을 적용해 스포티하고 넓은 인상을 준다.

측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측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실내는 고급스러운 소재에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구조로 설계했다.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 가장 위 부분에 따로 배치했으며, 조작버튼은 다이얼·터치·버튼 방식을 혼합해서 사용해 편리성을 높였다. 실내 온도 조절은 전통의 다이얼 방식으로 조작 가능하며, 열선·바람세기·통풍시트 등은 터치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또 내비게이션, 라디오, 음악 등 자주 쓰는 기능은 버튼으로 빼내 구성했다.

송풍구는 얇고 길게 구성해 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기능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차를 살펴본 후 본격적으로 시승에 나섰다.

이번에 탄 차량은 GV70 3.5 가솔린 터보 모델이다. 높은 출력 덕에 SUV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민첩했다. 가속 페달을 꾹 밟지 않아도 예상보다 더 빠르게 차가 치고 나갔다. GV80과 같은 엔진을 사용하고 있지만, 차체크기가 더 작기 때문에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GV70 3.5 가솔린 터보 엔진의 경우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이며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1초에 불과하다.

프리미엄 차량답게 정숙성도 뛰어났다. 터널을 통과할 때나 옆에 덤프 트럭이 지나갈 때도 외부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으며, 고속 주행에도 풍절음이 들리지 않았다. 또 거친 도로를 달릴 때 나는 노면 소음도 느껴지지 않았다. GV70은 앞유리와 창문에 차음 유리를 적용하고 엔진룸 격벽 구조와 2중 구조 플로어 흡차음 성능을 강화해 정숙성을 개선했다.

2열 공조장치 조작부. / 사진=박성수 기자
2열 공조장치 조작부. / 사진=박성수 기자

제네시스의 반자율주행 성능은 이제 테슬라와 비교해도 될 정도로 안정감을 보여준다. 앞차와의 간격 조절, 차선 유지 기능은 불안한 모습이 전혀 없다. 또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기능을 통해 도로 제한속도를 넘지 않도록 주행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운전자가 80km/h로 반자율주행 속도를 설정했더라도, 70km/h 구간에서는 자동으로 속도가 내려간다.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도 기존보다 강화됐다. 기존 AR 내비게이션은 안내 지점과 무관하게 좌·우 방향 아이콘만 표시했지만, GV70의 경우 갈림길이 가까워지면 안내지점과 진출 방향을 안내 아이콘으로 표시한다.

AR 내비게이션. / 사진=박성수 기자
AR 내비게이션. / 사진=박성수 기자

아쉬운 점은 반자율주행시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 표시가 생각보다 빨리 뜬다는 점이다. 반자율주행 기능을 킨 상태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자 5~10초 만에 다시 잡으라는 경고 메시지가 나왔다. 운전대를 잡은 상태에서도 직선 구간에서 조작에 힘을 크게 들이지 않자 경고 표시가 떴다. 뛰어난 반자율주행 기능에도 잦은 경고 메시지는 불편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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