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연계...기업들, 관련 시장 뛰어들어

네이버 제페토 모습. / 자료=네이버
네이버 제페토 모습. / 자료=네이버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되는 가운데 ‘아바타’가 IT·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싸이월드 ‘미니미’로 대표됐던 아바타는 최근 3D·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 등을 만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아바타란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분신을 뜻하는 말로, 산스크리트어 ‘아바따라’에서 유래됐다. 지난 2003년 출시된 온라인 가상현실 플랫폼 ‘세컨드 라이프’ 속 분신을 비롯해 싸이월드 미니미, 각종 온라인게임 캐릭터들이 아바타의 대표적 예다. 지난 2009년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동명의 SF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세컨드 라이프를 통해 아바타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졌으며, 국내는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 속 캐릭터인 미니미가 인기를 끌며 아바타 열풍을 일으킨바 있다. 

이후 세컨드 라이프가 서비스를 종료하고 싸이월드 인기도 시들해지면서 아바타는 점차 대중들에게 잊혀졌다. 그러다 최근 3D·VR·AR 기술 등을 접목한 신개념 아바타가 새롭게 등장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바타 서비스로는 대표적으로 네이버 ‘제페토’가 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개발한 제페토는 AR 아바타 서비스다. 얼굴인식·AR·3D 기술을 활용해 커스터마이징해 3D 아바타로 소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얼굴인식 기술을 통해 나와 비슷한 AR 아바타를 생성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18년 8월 출시 이후 현재 글로벌 누적 가입자 1억9000만명을 넘어섰다.

제페토의 주 이용자는 Z세대라고 불리는 10대들이다. 전체 이용자 가운데 10대 비중이 80%에 달하며, 해외 이용자 비중은 90%다. 전 세계 10대들이 제페토의 3D 아바타에 열광하고 있는 셈이다.

제페토 내에서 이용자들이 AR 아바타 의상을 직접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창작자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는 출시 한달 만에 8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등록된 창작자는 6만여명을 넘어섰으며 이들이 직접 판매 등록한 아이템은 약 2만여 종에 달한다. 특히 월 300만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린 창작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페토가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자, 국내 엔터 회사들은 최근 연이어 제페토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10월 빅히트언테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가 각각 70억원, 50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난 11월에는 JYP엔터테인먼트도 50억원을 투자했다.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 사업인 다이아 티비(DIA TV)도 최근 제페토와 제휴를 맺었다.

가상 걸그룹 KDA / 자료=라이엇 게임즈
가상 걸그룹 KDA / 자료=라이엇 게임즈

 

아바타의 인기는 다른 분야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아바타를 특징으로 내세운 걸그룹 ‘에스파’를 선보였으며 PC게임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가상 걸그룹 ‘KDA’를 내세우며 계속해서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아바타 열풍이 메타버스와 관련이 크다고 말한다. 메타버스는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 그래픽 맵으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경제적이나 사회적 활동이 현실세계와 유사한 가상공간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이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면서 기업들은 아바타와 메타버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현실 세계에서 공연이나 전시 등을 하지 못하게되자, 가상세계에서 경제활동을 이어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SM엔터의 경우 소속 가수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아바타로 만들어 가상세계 속 SM타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제페토의 경우 BTS를 비롯한 많은 연예인들의 아바타를 제작해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장민지 경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아바타와 메타버스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3D·VR·AR 등 신기술과 접목돼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향후에는 가상화폐와의 연동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가상 경제활동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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