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단말기 확대, 보조금 등 이통사 마케팅비 집행이 가입자 수 견인
소비자 불만은 과제···“5G 품질 개선·콘텐츠 확보가 해결책”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5G 전용 단말기 확대와 이동통신사 마케팅 확대에 따라 국내 5G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가입자 1000만명 시대를 맞은 5G 통신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중저가요금제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전문가들은 품질 개선과 콘텐츠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 5G 가입자 수는 지난 10월말 기준 998만3978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924만8865명)보다 약 74만명 늘어난 것으로 8월 말 약 80만명에 이어 올해 2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7037만3082명 중 14.2%가 5G 가입자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의 5G 가입자 수가 460만8315명으로 가장 많다. KT는 303만9859명, LG유플러스는 233만1928명이다.
이 통계가 10월 말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11월 5G 가입자 1000만명 돌파가 유력하다. 이동통신 업계는 올 연말까지 5G 가입자 1200만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5G 전용 단말기 확대ㆍ이통사 마케팅비 증가, 가입자 견인
5G 가입자 수가 순증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5G 전용 단말기 확대’가 꼽힌다. 신규 스마트폰이 5G 위주로 출시된 탓에 소비자 선택폭이 감소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박정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말기가 5G 전용으로 나오다 보니 강제로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5G 요금제를 쓰지 않으려면 자급제 구매 방식을 택해야 하는데 현재 자급제 구매는 전체의 10% 내외에 불과하다”며 “자급제 자체가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5G 전용 단말기가 확대되다 보니 가입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갤럭시 S20, 갤럭시 노트20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외에 보급형인 A시리즈도 5G 전용으로 출시했다. 여기에 애플도 최근 국내 선보인 아이폰12 시리즈도 5G 전용 단말이다.
5G 단말 확대로 인한 소비자 선택폭 감소 경향은 새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LTE를 이용하기 쉽지 않은 환경으로 가고 있다. 퀄컴이나 전 세계 IT 업체들이 5G를 밀고 있으니 소비자들이 5G를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퀄컴이 2021년 5G폰 판매량을 5억5000만대, 2022년에는 7억5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신규 단말기 중 60%는 5G 폰이 될 것이며 국내 5G 보급률은 4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동통신 3사가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지급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도 5G 가입자 순증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에 마케팅비 지출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 제조사에서 경쟁사 제품이 출시될 경우 단말기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이통사에 마케팅 확대를 요청한다. 아이폰12 일부 모델이 갤럭시보다 저렴하게 나왔으니 삼성전자에서 견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이번 4분기 이통사의 마케팅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과 LG전자 'LG윙'의 출고가는 100만원을 웃돌지만 일부 판매점은 수십만원대 불법보조금을 통해 20만~30만원대에 판매한다.
◇ “5G 품질 개선 및 콘텐츠 확보가 소비자 불만 해결책”
이처럼 이통사들이 지난 4월 5G 상용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가입자 수 1000만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5G 통신서비스에 대한 계속되는 소비자 불만은 과제로 남았다.
이에 이통사들은 중저가요금제 출시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5G 가입자 확보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KT가 4만원대 중저가요금제를 내놨고 이르면 이달 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제공 데이터가 제한적인 탓에 시장에서 외면받은 KT의 요금제와 유사한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고려하면 요금제보다는 5G 품질 개선과 콘텐츠 확보가 소비자 불만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홍식 연구원은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획기적인 요금제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모두 KT와 유사한 요금제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며 “5G 스마트폰이 출시됐음에도 통신 품질이 불안정하고 이용할만한 콘텐츠가 없어서 소비자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품질 개선과 콘텐츠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