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탁 승진 및 SW 분야 승진 규모 지난 3년 중 역대 최다
70년대 출생자 대거 승진
SW 분야 승진 통해 AI 등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

/자료=삼성전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자료=삼성전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3년 중 역대 최다 규모의 발탁 승진과 소프트웨어 분야 승진을 단행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된 가운데 성과주의에 입각한 발탁 승진으로 50대 인재를 대거 수혈했다. 여기에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 인력 승진 폭을 대거 확대했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단행한 발탁 승진 규모는 지난 3년 중 최다 수준인 25명 규모다. 삼성전자의 정기 임원인사를 통한 발탁 승진은 2017년 5월 8명, 2017년 말 13명, 올초 24명에서 올해 12월 25명 규모로 크게 늘었다.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70년대 출생자 중심으로 젊은 임원들의 승진이 대거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연차에 상관없이 우수한 성과를 낸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한 것이 이번 임원 인사의 화두다. 새로운 인재 수혈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부여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3인 대표이사를 유임한 대신 부사장 31명 승진을 포함한 총 214명의 대대적인 승진을 단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됐지만 오히려 적기 대응을 통해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낸 점을 감안해 승진 폭을 키웠다.

◇발탁인사 역대 최대, '안정 속 쇄신' 지속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승진한 이기수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 부사장(56)은 가전 개발 및 상품전략 전문가로 손꼽힌다. 이기수 부사장은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주요 생활가전 사업부를 두루 거치며 개발 및 전략 경험을 쌓았다. 이어 이 부사장은 올 들어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냉장고, 그랑데AI 세탁기 등 혁신 가전 기획과 개발을 통해 가전 시장을 선도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이준희 네트워크사업부 선행개발그룹장 부사장(51)은 무선사업부 CP개발팀장, 기술전략팀장 등을 두루 거친 무선통신 기술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준희 부사장은 5G 기지국 가상화 기술(vRAN) 상용화를 주도해 미국 버라이즌 등 해외 통신사업자의 대형 수주에 대응한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이기수 부사장(좌), 이종열 부사장 / 사진=삼성전자
이기수 부사장(좌), 이준희 부사장 / 사진=삼성전자

 

이밖에도 코로나19 확산에도 국내 소비자 가전(CE) 매출 성장을 이끈 정호진 한국총괄 CE영업팀장(49)과, V-낸드 기술 개발에 기여한 이진엽 메모리사업부 Flash설계팀장(50)이 전무로 승진했다.

여기에 최현호 종합기술원원 유기소재랩 상무가 차세대 블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발광소재 개발 등 OLED 소재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만 41세 나이에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했다.

◇소프트웨어 분야 승진 ‘역대 최다’…미래 먹거리 AI‧IoT 시동

이번 삼성전자 임원인사의 또 다른 화두는 소프트웨어 인재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 3년 중 최다 수준인 21명 규모의 소프트웨어 분야 승진을 단행했다. 소프트웨어 분야 승진자는 2017년 5월 7명, 2017년 말 15명, 2018년 말 12명, 2020년 1월 10명에서 올해 12월 21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번에 승진한 윤장현 무선사업부 S/W 플랫폼팀장 부사장(52)은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는 무선사업부 에서 IoT서비스팀장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팀장을 두루 역임하면서 무선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해왔다. 특히 윤장현 부사장은 무선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을 넘어 UI 고도화를 통해 스마트폰 기술 경쟁력과 소비자 경험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 인력이 승진했다. 이번에 승진한 이종열 메모리사업부 S/W개발팀장 부사장(50)은 스토리지용 펌웨어(Firmware) 소프트웨어 전문성과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S) 등의 제품 경쟁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장현 부사장(좌), 이종열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윤장현 부사장(좌), 이종열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이밖에도 김정식 무선사업부 전략제품S/W PL그룹장 전무, 김강태 삼성리서치 SE팀장 전무, 김용재 VD사업부 S/W개발그룹장 전문위원(전무급), 정서형 네트워크사업부 코어 S/W개발그룹장 정서형 전문위원(전무급), 현대은 VD사업부 AI·빅데이터랩장 상무가 승진했다.

이 같은 인사 전략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등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하드웨어 기술 역량에 기반해 반도체와 가전 등 전자 제조업을 영위해왔으나, 최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소프트웨어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수년간 해외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해왔으며, 지난 6월엔 AI 분야 최고 석학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를 삼성리서치 소장 사장으로 내정한 바 있다.

/자료=삼성전자,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삼성전자,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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