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D램 가격 5개월 째 하락세
PC·모바일용 D램은 가격 하락 둔화
삼성·SK, 새해 초까지 모바일 D램 출하 비중 확대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올 연말 이어 새해 초까지 중국 스마트폰 후발 업계 덕에 모바일 D램 수요가 성장할 전망이다. 화웨이 빈 자리를 노린 중국 스마트폰 업체간 물량확보 경쟁 덕분에 가격 하락 폭도 둔화될 전망이다. 올 하반기 들어 서버 D램 가격 하락세로 한숨짓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실적 하락 폭을 줄일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후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후발업계를 중심으로 D램 선주문 물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공백을 노리기 위한 물량 공세를 펼치기 위해 부품 재고를 공격적으로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이들 3사가 신제품 출시를 위해 올 연말을 넘어 새해 1~2월까지 D램 주문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램 실적을 견인한 분야는 서버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얘기가 달라졌다. 늘어난 재고로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서버용 D램 가격 하락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새해 D램 시장은 올해와 사뭇 다를 전망이다. 서버용 D램 가격 하락 속에 모바일용 D램 가격이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면서 "이들 3사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대비 30~4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에 D램 용량 증가까지 감안하면 내년 D램 공급사들을 중심으로 수요 성장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같은 수요 덕분에 올 연말 스마트폰용 D램 가격 하락세는 여타 제품에 비해 둔화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모바일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와 같거나 5% 하락하는 데 그치며 앞서 3분기 하락폭(5~8%)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올 4분기와 비슷한 0~5% 가격 하락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4분기 D램은 모바일 위주로 실수요와 선행구매 수요 강세가 지속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기대치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을 견인한 서버 D램은 업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 하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하락세가 연말까지 이어졌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서버 업체들의 대량 주문이 이어졌지만 올 하반기 들어 재고가 늘면서 서버용 D램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주요 제품인 32GB 서버 D램 가격은 전월 대비 1.79% 떨어진 110달러를 기록하면서 5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선 새해 서버 D램 가격이 이르면 2분기에서야 반등할 것으로 내다본다. 서버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빠르게 줄고 있고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적극 재개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가격 반등 시점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 1분기까지는 가격 저점이 예상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엔 서버 D램 수요가 약세지만 모바일과 PC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D램 주문량이 올해 4분기 대비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서버 D램 가격은 올 3분기 대폭 하락한 이후 4분기와 새해 1분기 하락 폭을 좁힌 후 2분기부터 오를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기업들이 내년 올해 대비 서버 생산량을 10% 정도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연말 이어 새해 초까지 서버 D램 사업의 공백을 스마트폰용 D램 사업으로 채워갈 전망이다. 특히 새해 1분기는 IT 시장 비수기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치열한 경쟁 덕에 실적 하락 폭을 축소시킬 요인이 생겼다. 증권업계선 올 연말에 이어 새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서버 D램 대신 모바일용 D램 출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은 이르면 내녀 1분기 말부터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D램 공급사들의 매출 실적은 내년 1분기 저점을 찍고 4분기까지 성장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