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직랜드·KTNF·두다지 등 중소업체와 협력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5일 SK텔레콤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에서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선보이고 AI 반도체 사업 비전을 밝혔다.
AI 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반도체다. 인공지능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이 지난 2018년 약 7조8000억원에서 오는 2024년 약 50조원으로 연평균 36%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 AI 반도체 브랜드 ‘사피온’ 론칭···대중소기업 협력 통한 글로벌 진출
SK텔레콤은 출시한 '사피온'은 인류를 뜻하는 '사피엔스(SAPiens)'와 영겁의 시간을 뜻하는 '이온(aEON)'의 합성어다. AI 반도체 기반 인공지능 혁신을 지속 인류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핵심 코어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정부, 반도체 관련 대·중소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메모리 관련 기술은 SK하이닉스와 협업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반도체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빠른 연산을 수행하는 코어 설계와 처리할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술”이라며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반도체 디자인, 서버시스템 제작,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개발은 ‘에이직랜드’, ‘KTNF’, ‘두다지’ 등 중소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한다.
◇ 자체 개발 AI 반도체 출시···글로벌 빅테크에 도전
이날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용 ‘사피온 X220’도 공개했다. 이 시장은 인텔과 엔비디아가 강세를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비싼 GPU 가격과 큰 전력 사용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높은 운영 비용을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AI 반도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사피온 X220은 기존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다. 가격은 GPU 절반 수준인 반면 전력 사용량은 80%에 불과하다. 사피온 X220은 반도체 데이터 처리 역량 대부분을 동시에 여러 정보를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피온 X220은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할 수 있으며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AI 반도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AIaaS' 전략 통해 시장 공략···통합 AI 솔루션 제공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API 등 소프트웨어까지 AI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AIaaS(AI as a Service)'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와 AI 기반 콘텐츠 추천, 음성 인식, 영상 인식, 영상화질 개선 등 AI 서비스를 접목해 사피온을 AI 토탈 솔루션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에 AI 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인터페이스 등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한다. SK텔레콤이 보유한 5G 모바일 에지 클라우드(MEC) 기술과 AI 반도체를 접목해 이동통신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한다.
◇ 내달 AI 반도체, 첫 납품···2021년 SK ICT 패밀리와 시범사업 시행
SK텔레콤은 내달부터 미디어, 보안, 인공지능 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 '사피온 X220'을 적용해 AI 서비스 고도화를 시작한다.
사피온 X220을 정부 뉴딜 사업인 ‘AI 데이터 가공 바우처 사업’과 ‘MEC 기반 5G 공공부문 선도적용 사업’에 적용해 정부의 AI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5G MEC 기술 업그레이드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에는 AI 서비스 '누구(NUGU)'와 ‘슈퍼노바(Supernova)’, ‘티뷰(Tview)’, ADT캡스 등 SK ICT 패밀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AI 반도체 적용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사피온 X220이 적용되면 '누구'의 음성인식, ‘슈퍼노바’의 미디어 화질개선, ADT캡스와 ‘T View’의 AI 기반 영상 관제 성능이 개선돼 이용자들의 편의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미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고화질 디지털 방송 장비 개발사인 ‘Cast.era’의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클라우드 서버에도 사피온 X220을 적용해 방송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한편,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 국책 과제 수행을 통해 사피온 X220의 후속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오는 2022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윤 SK텔레콤 CTO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출시는 SK텔레콤의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쾌거”라며 “향후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이 보유한 AI, 5G, 클라우드 등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톱 수준의 AI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