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호실적 기록...엘리온 등 성공 통해 기업가치 증명해야

(왼쪽부터)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왼쪽부터) 남궁훈,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지난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가치 거품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12월 기준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도 41배를 넘어선 탓에 거품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엘리온’의 흥행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즈가 성장 가능성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상장 첫날부터 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 형성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5위를 기록했다. 이틀째에는 ‘따상상’을 기록하며 시총 3위에까지 올랐다.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4일 기준 시총 3조4851억원으로 여전히 코스닥 시장 6위를 기록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직후부터 거품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보통 PER가 20배를 넘으면 고평가 종목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12월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PER는 238.38배였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 PER(47.9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물론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지난해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이번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05억원, 21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4.2%, 177.7%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은 270억원으로 697.4% 늘었다.

문제는 올해 호실적을 적용하더라도 여전히 기업가치가 고평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이 전망하고 있는 올해 카카오게임즈의 연간 매출은 5400억~6000억원, 영업이익은 800억~1000억원 수준이며, 순이익은 7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올해 12월 기준 PER는 41.82배다. 이는 같은 기준을 적용한 비슷한 실적의 게임사들 PER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펄어비스의 PER는 17.89배이며, 컴투스의 PER는 12.79배다. 게임 대장주인 엔씨의 PER 24.84보다도 높다.

또 다른 문제는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다. 카카오게임즈는 PC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양쪽을 퍼블리싱하고 있는데, 모바일게임의 경우 지난 7월 출시된 ‘가디언테일즈’가 단기흥행에 그친 상황이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주력 게임 중 하나인 배틀그라운드가 게임핵 이슈 등으로 이용자 이탈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한때 PC방 점유율 40%를 넘었던 배그의 현재 점유율은 7%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의 북미·유럽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검은사막’의 재계약 여부도 불투명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내년초 계약이 끝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펄어비스가 직접 서비스를 늘리는 상황속에서 재계약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펄어비스는 지난해 카카오게임즈가 맡고 있던 국내 검은사막 서비스를 직접 서비스로 전환한데 이어 최근 러시아, 일본 등도 직접서비스로 전환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12월 출시 예정인 엘리온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개발사인 크래프톤으로부터 엘리온 모바일 버전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만큼, 빠른 시일내에 엘리온 모바일화에도 나서겠단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또 모바일 MMORPG로 개발 중인 신작 ‘오딘’의 크로스플레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오딘은 PC-모바일 크로스플레이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아직 공개가 안된 MMO 신작 라인업 역시 크로스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이번 엘리온 출시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낸다. 지난 2018년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이후 2년 만에 등장하는 대작 PC MMORPG란 점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김기홍 카카오게임즈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엘리온의 사업적 성과는 로스트아크와 비슷한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엘리온이 국내 최초로 이용권 구매 방식을 적용한 점과 이미 ‘에어’ 시절 이용자들에게 혹평을 받고 게임 시스템을 개편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기대치가 예상보다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용권 구매 방식은 이미 출시전부터 호불호가 엇갈렸다. 

이용권은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정액제와는 다른 개념으로, 패키지를 구매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한번 이용권을 구매하고 나면 이후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비용을 지불할 필요는 없다. 다만 게임 자체는 무료로 제공하고 각종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하는 부분유료화 방식에 익숙한 국내 시장에서 이용권을 구매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허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에서 ‘이중과금’이라며 반발한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PC방에서 이용권을 구매하지 않고도 무료로 접속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9900원 정도의 가격은 하드코어 이용자들에게는 큰 장벽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고평가됐다고 비판받는 기업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엘리온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인기 게임 퍼블리싱에 이어 자회사를 통해 자체 개발 게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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