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가입자 수 5개월 연속 순증…올해 최대치 기록
알뜰폰-이통사 요금제 월 최대 4만원 차이
자급제 구매 시 아이폰12프로 단말기값만 25만원 저렴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아이폰12프로(128GB)’ 출고가는 135만원이다. 이통사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원으로 선택약정 25% 할인이 유리하다. 선택약정 할인을 선택하면 200GB 요금제 기준 월 5만6520원이다. 단말기 할부금과 합하면 월 약 11만5000원을 내면된다.
같은 제품으로 알뜰폰 요금에 가입하면 월 3만3000원에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쓸 수 있다. 5G가 아닌 LTE긴 하지만 프로모션과 제휴할인 등을 활용하면 월 1~2만원대로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자급제’로 쿠팡이나 위메프 등에서 단말기를 구매해 카드할인을 받으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통신요금과 단말기 할부금을 합하면 24개월간 월 5~7만원대로 이통사를 통한 가입보다 4만원 이상 더 저렴하다.
이동통신사 요금제, 멤버십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알뜰폰+자급제’ 구매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통사를 통해 구매할 때보다 통신요금만 월 최대 4만원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알뜰폰으로 이탈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
◇ “LTE 요금제라도 알뜰폰으로 간다”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울트라 5G(145만2000원)’도 알뜰폰 가입이 유리하긴 마찬가지다.
신용카드 16% 청구할인과 무이자할부를 제공하는 온라인 채널에서 사면 단말기 값은 월 5만820원이지만 이통사에서 선택약정 할인을 받아 사면 할부수수료를 포함해 6만원 중반대(24개월 기준)다. 통신요금(월 5만6250원)까지 더하면 알뜰폰+자급제 구매 방식이 5만원 이상 더 저렴하다.
최근 2030 사이에서 자급제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알뜰폰 유심을 끼우는 ‘자급제+알뜰폰’ 조합은 ‘꿀조합’으로 불린다.
알뜰폰은 주파수를 보유한 이동통신망사업자(MNO)들로부터 설비를 빌려 독자적인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를 말한다. 알뜰폰은 이통사의 통신망을 빌려 쓰기 때문에 기존 이통사와 통화 품질 등에서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이통사 요금제와 비교해 평균 30% 이상 저렴하며 대부분 약정도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알뜰폰은 통신요금에서 이통사와 차이가 난다. 알뜰폰은 LTE 데이터 대용량‧무제한 요금제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고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예컨대 알뜰폰에 가입하면 월 3만3000원에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쓸 수 있다. 프로모션과 제휴할인 등을 활용하면 월 1~2만원대로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나 다름없는 이통사의 5G 데이터 200GB 제공 요금제는 월 7만5000원이다. 25% 선택약정 할인을 받아 가입하면 월 5만62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요금제만 비교해도 알뜰폰과 이통사가 2만3000원에서 최대 약 4만원까지 차이나는 것이다. 이 수치를 1년으로 환산하면 그 차이는 더 크다.
◇ “도매대가 인하로 알뜰폰 더 탄력받을 것”
여기에 일반적으로 알뜰폰에 적합한 조합으로 추천되는 ‘자급제’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전체 통신비 차이는 더 커진다.
이통사 5G 품질에 대한 불만이 높은 가입자들이 저렴한 요금제와 단말기 구매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알뜰폰+자급제 가입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이 밖에도 기존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멤버십에 대한 불만도 알뜰폰+자급제 열풍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의 59.3%는 이동통신사 멤버십 포인트를 기간 내 소진하지 못한다. 이용자들은 '상품 구매 시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비율이 낮다'(36.6%), '사용 가맹점이 적다'(22.2%) 등을 불만으로 꼽았다. 전체 52.3%는 '포인트로 통신비 결제가 가능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통사들 가입자가 알뜰폰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44만5725건으로 전월 대비 2만7043건 늘었다.
이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온 순증 가입자는 1만3039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알뜰폰으로 번호를 이동하는 가입자는 6월 5138명, 7월 6967명, 8월 9909명, 9월 1만2433명에 이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달 기준 이통 3사로의 번호이동자는 SK텔레콤은 8615명, KT는 3113명, LG유플러스는 1311명 순감했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의 통신 요금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2 출시로 자급제폰 수요가 늘어난 데다가 도매대가 인하로 자급제폰과 알뜰폰 유심 구매 조합에 대한 수요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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