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SK텔레콤, 복합문화공간 선보여...KT는 기존 매장 개편

SK텔레콤 티팩토리. /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티팩토리. / 사진=SK텔레콤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들이 체험형 매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최근 ICT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 체험과 기술 혁신을 경험할 수 있는 ‘티팩토리(T Factory)’를 홍대 거리에 열었다. 티팩토리는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들과 ‘초협력’을 기반으로 미래 ICT 기술 비전을 제시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ICT 멀티플렉스(복합 체험 공간)다.

◇체험형 복합문화공간 속속 등장...통신업계 새 트렌드로 자리매김

티팩토리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대표 서비스와 상품 ▲보안∙미디어∙게임 등 SK ICT 패밀리사들의 핵심 서비스 ▲업계 최초 24시간 무인 구매존(Zone) ‘티팩토리 24’ ▲MZ세대들을 위한 ‘0(영) 스테이지’ 및 도심 속 자연 힐링 공간 ‘팩토리 가든’ 등으로 구성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티팩토리라는 명칭에는 ‘기술(Technology)’과 미래(Tomorrow)’가 끊임없이 생산되는 ‘공간(Factory)’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티팩토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열린 협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강남대로에 복합문화공간인 ‘일상비일상의틈’을 열었다.독자적 공간 브랜드인 일상비일상의틈은 LG유플러스 5G 캠페인 ‘일상을 바꿉니다’에서 개념을 확장해 일상과 비일상의 틈 사이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일상비일상의틈을 통해 MZ세대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통하겠단 방침이다.

해당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7개 층으로 운영되며, MZ세대가 스스로 찾아와 머무르는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회사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채우는 대신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을 채택했다. 공간은 ‘전시’, ‘카페’, ‘독립서적’, ‘사진’, ‘모임’이라는 5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이에 앞서 KT도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있는 KT 플라자를 체험형 플래그십 매장으로 개편했다. KT 플래그십 매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해 서비스를 경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넷플릭스 팝업존을 설치하는 등 MZ세대의 취향에 맞췄다. 

KT 체험매장 가로수길점은 지난 7월 개장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점에 이은 두번째 플래그십 매장이다.일반 KT 플라자와 달리 상품 가입이나 상담 용무가 없어도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해 KT의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 알뜰폰 업계도 최근 알뜰폰과 사물인터넷(IoT) 기기,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알뜰폰 스퀘어’를 여는 등 체험형 매장 오픈은 통신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일상비일상의틈 /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일상비일상의틈 / 사진=LG유플러스

◇체험 중시하는 MZ세대...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라

통신사가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 구축에 공을 들이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함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최근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며 여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개인 경험을 체험을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전국 만15세~34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이 넘는 50.4%가 ‘독특한 체험이나 경험을 위해서라면 시간과 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별한 경험이나 체험이 가능한 장소를 지속적으로 찾아다닌다’고 말한 응답자도 41.3%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서슴지 않는 MZ세대를 가리켜 ‘실감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통업계에서 각종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고 백화점 등을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 역시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함이다. 

최근 통신사들이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체험형 매장들은 유통업계의 체험형 공간 마케팅이 통신사까지 확대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통신사들이 체험형 매장을 연 곳은 강남대로, 홍대, 가로수길 등 주로 MZ세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복합문화공간들은 MZ세대들에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데도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강남에 위치한 LG유플러스의 일상비일상의틈은 지난 9월 오픈 이후 별다른 홍보 없이도 MZ세대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한달만에 1만5000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1일 기준 방문객이 3만5000명을 돌파했다”며 “하루 평균 650여명이 매일 다녀간 셈”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일상비일상의틈 방문 고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방문객 중 80%가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비중이 63%로 가장 높았다. 성비로 보면 여성 비중이 65%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큰 호응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알리고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감성과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사실 통신 3사 서비스 자체만 놓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라며 “결국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혹할 만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코로나 장기화 상황속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체험형 매장을 선보인 것은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MZ세대들의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도록 해당 체험형 매장들 스스로 지속 가능한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민지 경남대학교 교수는 “체험형 매장을 처음 개장했을 때는 호기심에 MZ세대들이 한번쯤 해당 매장을 방문할 수 있지만, 향후 여러번 매장을 방문할 지는 아직 의문”이라며 “특히 코로나로 인해 다른 멀티플렉스들도 방문객 감소로 문을 닫는 상황속에서 지속 가능한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아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