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키움그룹 '회장 딸' 김진이 팀장,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 책임운용전문인력
H2O운용사 부실펀드재간접 투자에 3600억원 펀드 최소 4주간 환매중단
키움운용 "투자자 손실 가능성 낮다"···오너일가 책임론에는 '전전긍긍'
키움투자자산운용이 3600억원 규모의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에 대해 환매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이 펀드를 운용하는 책임자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차녀인 것으로 파악됐다.
환매중단에 따른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다우키움그룹은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오너 일가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 그룹 회장 차녀 책임운용 공모펀드 환매중단
8일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따르면 전날 환매중단을 발표한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의 책임운용전문인력은 김 다우키움그룹 회장 차녀인 김진이 팀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책임운용전문인력이란 투자운용인력 중 투자전략수립 및 투자 의사결정 등에 있어 주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김 팀장은 2018년 10월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 출시 당시 직접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김 팀장은 당시 “이 펀드는 위험추구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소위 패닉 구간에서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 주식 대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이 아닌 헤지펀드, 부동산, 원자재, 통화 등 다양한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하부펀드로 여러개 펀드를 담고 증시상황에서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는 2018년 10월 설정 이후 7개월만에 1000억원을 모았으며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3877억원까지 설정액을 빠르게 늘리는 등 키움투자자산운용 내에서 가장 잘나가는 펀드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유럽계 자산운용사인 H2O가 운용하는 채권형펀드 2종(H2O멀티본드, H2O알레그로)에서 환매가 중단되면서 이를 편입한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 역시 환매가 중단됐다.
다우키움그룹은 이번 환매중단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만이 오너일가를 향할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팀장은 김 다우키움그룹 회장 차녀로서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함께 키움증권을 포함한 다우키움그룹의 차기 경영진 후보다. 김 회장은 1남 2녀를 뒀는데 장남 김동준씨는 2018년부터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고 있고 장녀 김진현씨는 현재 주부다. 김씨 남편은 키움증권 투자운용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1982년생인 김진이 팀장은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경영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고 컬럼비아대에서 조직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10년 2월 키움증권에 입사해 PI본부 주식운용팀에서 근무했다. 2014년 키움증권이 우리금융그룹으로부터 우리자산운용을 사들여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만들자 키움투자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글로벌운용팀으로 이동했다. 이후 2016년 채권운용본부 글로벌채권팀으로 옮겼다.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김 팀장은 올해 4월 기준 21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운용규모는 6493억원에 이른다.
◇ 환매중단 펀드, 투자자 손실 가능성은
키움투자자산운용 측은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 환매중단금액은 3600억원에 이르지만 부실자산 분리작업(사이드포켓)에 따른 환매연기일 뿐 투자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한다. 4주로 예정된 H2O펀드 사이드포켓 작업이 끝나면 환매가 바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이드포켓이란 보유자산 일부가 부실화되거나 유동성 부족, 적정 밸류에이션 산정이 어렵게 되었을 때 해당 자산을 포트폴리오 내 다른 자산과 분리하는 조치다. 이는 환매를 먼저 실시한 기존투자자들은 온전한 자산을 가져가고 환매를 미처 하지 못한 나머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H2O의 부실가능성이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알려졌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즈(FT) 보도에 따르면 H2O는 독일 사업가인 라스 윈드호스트가 투자한 회사들의 채권을 최대 13%까지 담았다가 이 회사들이 연달아 파산하면서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졌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국채 투자에서 포지션을 잘못 선택해 손실이 더욱 커졌다.
프랑스 금융당국(AMF)은 최근 H2O의 ‘알레그로’, ‘멀티본드’, ‘멀티스트레티지’ 등 3개 펀드에 대해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8월28일부터 4주간 신규설정 및 환매를 연기하고 사이드포켓팅을 권고했다. H2O는 3개 펀드에 대한 사이드포켓팅에 들어가면 다른 5개 펀드에 대해서도 환매대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총 8개 펀드에 대한 환매를 중단한 상태다.
4월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H2O알레그로와 H2O멀티본드 비중은 12.22%와 6.71%으로 총 18.93%다. 최근에는 각각 편입비중이 14.6%, 7.5%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편입한 H2O펀드 전체가 부실화된 것이 아니고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것일뿐”이라며 “편입 비중도 전체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의 일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같은 투자자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4주로 예정된 H2O 환매중단 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과 함께 H2O펀드의 손실로 인한 투자수익률 감소를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H2O홈페이지에 공시된 H2O멀티본드와 H2O알레그로의 사이드포켓팅 비중은 각각 20~30%, 25~35%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