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스켈터랩스·클루커스 등 B2B 스타트업 100억원 이상 투자 유치···2000원대 투자받은 토스도 B2B 사업 확장 예정
플라스틱 재활용 소셜벤처도 200억원 투자···"코로나19 사태로 자체 기술 보유한 B2B·환경 스타트업들이 국내외 니즈 공략"
100억원 이상 벤처투자 빅딜(Big Deal)들이 7월부터 터지고 있다. 바이러스 유행과 기후변화 등으로 투자 동향도 바뀌었다.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간거래) 스타트업과 환경 관련 소셜벤처들이 주로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이들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3일 벤처투자동향을 살펴보면 7월부터 100억원대 이상 투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내외적 상황으로 잠시 벤처투자가 위축됐지만, 하반기에 예정된 투자 소식들이 발표됐다. 투자규모가 비공개인 곳을 제외하고 B2B, 테크 스타트업들이 1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았다.
◇ 기술력으로 무장한 B2B···대규모 투자받고 글로벌 속도
한국의 슬랙이라고 불리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잔디는 140억원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잔디 운영사 토스랩의 누적 투자액은 270억원이다. 잔디는 LG CNS, CJ, 넥센타이어 등 국내 대기업등이 업무용 협업툴인 잔디를 사용 중이다.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잔디는 동남아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에지컴퓨팅 보유 기술을 통해 기업들과 협업하는 스타트업들도 투자 소식이 있었다. AI기업 스켈터랩스는 177억원 시리즈B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스켈터랩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AI플랫폼를 출시하고 B2B 판매를 확장하는 동시에, 일본과 동남아시아 진출에 속도를 낸다.
클라우드매니지드서비스(MSP) 기술을 보유한 클루커스도 올해 7월 235억원 규모 시리즈A투자를 완료했다. 클루커스는 한화솔루션, 펄어비스, SK계열사 등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시계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를 개발·판매하는 마크베이스도 100억원 규모 시리즈C투자를 유치했다.
핀테크 유니콘 ‘토스’는 올해 1억7300만달러(약2060억원) 대규모 투자를 통해 B2C뿐만 아니라 B2B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는 올해 기준 영업수익 83%가 제휴 금융기관 및 온라인 사업자 등 B2B 기반으로 발생했으며, 앞으로 이 비중과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2B 스타트업은 코로나19 등 수혜를 입은 분야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들이 비대면 근무를 준비하면서 업무용 소프트웨어나 클라우드 등 B2B서비스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인프라 도입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정부가 나서서 ‘비대면 바우처’를 통해 비대면 근무를 지원 중이다.
실제로 잔디는 코로나19 이후에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B2B 협업툴 도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잔디 관계자는 “국내 사용자는 200만명이 넘었다. 또한 잔디 사용자의 약 16%가 해외에서 발생했으며 신규 고객의 20%가 해외로부터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올해 배달음식 증가로 인한 플라스틱 문제,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두각되면서 환경 분야 소셜벤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산업용 소재로 만드는 소셜벤처 수퍼빈도 2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수퍼빈은 투자를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 회수용량 로봇 ‘네프론’ 2세대를 출시하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사물인터넷 기반 농장관리 인프라와 물 사용량을 줄인 수직농장을 개발한 스마트팜 기업인 ‘엔씽’도 유진증권, 삼성벤처투자, 우아한형제들로부터 120억원 규모 시리즈B투자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VC업계에서는 기상변화, 바이러스 유행 등이 벤처 투자 흐름을 바꿔놨다는 설명이다.
한 VC 관계자는 “상반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보다는 산업 흐름을 지켜봤던 투자자들이 하반기에는 국내외 유망 산업에 시리즈B이상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면서 “하반기가 시작되자마자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들은 이미 자체 기술을 보유한 테크 스타트업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체 기술만으로 기업이나 사회 니즈(Needs)를 공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 사태로 사업 예측이 힘들어졌지만 B2B나 환경 등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산업 등은 한동안 투자 유망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