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름·LG이노텍 등 애플 카메라모듈 공급사, 영업익 큰 폭 개선
갤S20 부진...삼성전자 협력사, 노트 시리즈로 매출 회복 시도
국내외 카메라모듈업계 상반기 실적이 공급선이 삼성전자냐 애플이냐에 따라 엇갈렸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시장 입지를 확대한 애플과 화웨이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한 LG이노텍과 중국·대만 업체는 가파른 실적 상승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 협력사들은 전작 대비 못한 플래그십 판매에 줄줄이 직격타를 맞았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광학부품 업체인 중국 오필름은 올 상반기 매출 234억6500만위안(4조300억원), 영업이익 6억3800만위안(1100억원) 영업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1억7771만위안) 대비 259% 급증했다. 오필름은 카메라모듈 및 3D 센서 모듈 부품 호조세에 힘입어 사업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화웨이, 샤오미 등 주요 중국 업체는 물론 애플에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1 시리즈 일부 모델 후면 카메라를 공급했다. 애플 내 점유율은 17~19% 수준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물량을 양분한 샤프, LG이노텍에 비해 공급 규모는 작지만 상반기 실적 상승은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체인 LG이노텍 역시 올 상반기 매출 3조5507억원, 영업이익 1809억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2조8990억원)은 20% 늘고 영업이익(74억원)은 20배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광학솔루션 사업 영업이익만 1383억원으로 76%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엔 이렇다 할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없던 탓에 적자를 냈지만 올 상반기 아이폰SE 2세대 등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같은 기간 아이폰용 카메라 렌즈를 공급한 대만 라간정밀도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한 259억대만달러(1조400억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애플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나 화웨이 등 주요 업체 모델에 탑재되는 스마트폰용 카메라 렌즈 부품을 양산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반적으로 급감했으나 애플과 화웨이라는 든든한 뒷배 덕에 신모델 부품 공급을 통해 실적을 사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내수에서 선방한 화웨이 덕에 가세를 키운 기업도 있다. 중국향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광학부품 업체 중국 서니옵티컬은 올 상반기 매출 189억위안(3조2400억원), 영업이익 21억위안(361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 30% 성장했다. 올 상반기 이 회사의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 출하량(2억6863만개)은 전년 동기 대비 24.9% 급증하면서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이들 업계의 호실적은 상반기 애플과 화웨이의 선전 덕분이다. 양사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주요 스마트폰 시장인 북미와 중국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53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화웨이(5580만대)에 1위를 내줬다. 같은 기간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4510만대 출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2분기 23.2%에서 올해 18.9%로 꺽인 반면, 애플은 10.8%에서 15.8%로 확대됐다.
화웨이는 코로나19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안정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보폭을 키웠고 애플은 지난해와 달리 가격대를 낮춘 아이폰11과 아이폰SE2 제품을 앞세워 선방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았다. 북미 시장에서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량은 전작 대비 59% 출하량이 급감했다.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줄줄이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모듈솔루션 사업부는 올 상반기 매출 1조5880억원, 영업이익은 70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1220억원) 대비 42.1% 급감했다. 이 회사는 갤럭시S20 울트라 등 주로 상위 모델의 후면 카메라 모듈을 공급했다.
카메라모듈 사업이 전사 매출 상당 수준을 차지하는 업체들은 타격이 더 컸다. 파트론은 2분기 중 적자전환하며 상반기 영업이익 1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668억원의 6분의 1수준으로 영업익 규모가 줄었다. 1년 전 30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파워로직스는 올 상반기 15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남기며 적자 전환했다. 엠씨넥스 상반기 영업이익은 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501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캠시스는 올 상반기 매출은 4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으나, 영업손실 26억원 규모을 남기며 적자전환했다. 이들 업계에 렌즈나 액추에이터 등 부품을 공급하는 해성옵틱스, 세코닉스, 코렌 등도 올 상반기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 주요 제품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단가 인하 경쟁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줄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졌고 단가 인하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며 “하반기 노트 시리즈 덕분에 매출은 상반기 대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나 사업 수익성에 변수는 여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