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 전년비 16.8% 증가
비씨카드,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 31.6%↓
결제 프로세싱 중심의 사업구조 영향
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면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 절감과 사업 다각화 등이 실적 선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비씨카드만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악재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17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569억원)보다 16.8% 증가한 규모다.
특히 1분기보다 2분기 순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상반기 증가세를 이끌었다. 8개 카드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5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늘었으며, 1분기는 5490억원으로 같은 기간 8.8% 증가에 그쳤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카드업계 맏형 격인 신한카드는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2704억3800만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3019조3800만원으로 11.6% 증가했으며, 업계 2위인 삼성카드 역시 1919억5500만원에서 2226억4300만원으로 16.0% 상승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1218억22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661억5100만원으로 무려 순이익이 36.4% 증가했으며, 중소형 카드사인 하나카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652억91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336억7900만원)보다 순이익이 93.9%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위축됨에 따라 관련 분야의 적립·할인 프로모션을 줄이는 등 마케팅 비용 절감 조치가 상반기 실적 선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비용·저효율 마케팅 축소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해오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업종, 면세점, 놀이공원, 영화관 등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이와 관련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의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지난해 대비 상반기 실적이 상승했으나 8개사 중 비씨카드만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이 하락했다. 비씨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37억8900만원으로 전년 동기(786억4500만원)보다 31.6% 감소했다.
비씨카드가 카드사 중 유일하게 상반기 실적이 뒤처진 배경에는 여타 카드사들과 다른 사업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비씨카드는 카드대출이나 할부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주력하는 다른 카드사들과 달리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에 사업이 치우쳐 있다. 때문에 사업 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분산이 어렵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비씨카드의 영업실적에 따르면 비씨카드의 영업수익 1조6677억원 중 카드결제 프로세싱 수익에 해당하는 매입업무수익은 1조4458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 비중의 86.7%를 차지했다.
비씨카드는 결제 프로세싱 위주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초 해외 진출 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과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신용판매 부문에서의 수익성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며 “다른 카드사들은 카드론을 확대하거나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하면서 수수료 이익 감소분을 상쇄시키고 있지만 비씨카드는 프로세싱 업무가 주된 먹거리라 실적 선방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