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올해 5월까지 12개월 간 백화점 여성 정장·여성 캐주얼 매출 전년比 역성장
의류 구매 온라인 침투 높아진 탓···우신사·지그재그·에이블리 등 여성 의류 전문몰 약진

한때 백화점 전체 매출의 20%에 육박했던 여성 의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의류 소비의 온라인 침투가 가속화하면서다. 쿠팡과 네이버가 의류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고 있는 것에 더해, 우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등 여성 의류 전문몰이 약진하면서 백화점 매출 감소는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매달 발표하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간 백화점의 여성 정장 및 여성 캐주얼 등 여성 의류 매출액은 전년 대비 꾸준히 감소했다. 해당 통계는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3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 12개월 연속 내리막길 걷는 백화점 여성 의류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2019년 6월 전년 대비 -2.9% 역성장한 백화점 여성 정장 매출액은 이후 △7월 -6.5% △8월 -3.0% △9월 -4.7% △10월 -9.5% △11월 -3.9% △12월 -10.9% △2020년 1월 -14.2% △2월 -35.0% △3월 -54.0% △4월 -34.0% △5월 -20.3% 등을 기록하며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같은 기간 여성 캐주얼의 전년 대비 매출액 역시 △2019년 6월 -5.1% △7월 -17.0% △8월 -8.1% △9월 -17.8% △10월 -22.0% △11월 -11.0% △12월 -19.9% △2020년 1월 -12.7% △2월 -41.3% △3월 -58.7% △4월 -37.0% △5월 -32.4%로 감소세를 보였다. 백화점 극성수기인 11월과 12월에도 역성장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이로써 상품군별 매출 비중 역시 변화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여성 의류 매출 비중은 19.7%(여성 정장 10.1%+여성 캐주얼 9.6%)로, 20%에 육박했다. 그러나 불과 반 년이 안 된 기간 동안 이 수치는 15.2%(여성 정장 7.7%+여성 캐주얼 7.5%)로 주저앉았다. 명품을 포함한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 비중이 지난해 4분기 24.8%에서 올해 5월 29.3%로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심화한 올해 2월부터 여성 정장 및 여성 캐주얼의 매출액 감소율이 모두 두자릿수로 껑충 뛴 것도 상징적이다. 비대면 소비 바람이 불면서 오프라인 의류 구매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 온라인, 특히 전문몰의 약진 

반면 온라인 의류 매출액은 증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5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패션 부문 거래액은 전년 동기 5.8% 증가했다. 이 중 의복 거래액은 8.2% 올랐다. 

이처럼 의류 소비가 온라인으로 몰리는 이유는 이커머스의 약진에 있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게 되면서 쿠팡과 네이버쇼핑 등 대규모 이커머스 업체들이 의류 브랜드 확충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특히 쿠팡은 패션 전문 카테고리인 C.에비뉴를 오픈하면서 현재 300여개 브랜드와 상품 등록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쿠팡 관계자는 “60대 소비자를 타깃팅한 인디안, 올리비아로렌, 케네스레이디 등 보다 높은 연령대를 겨냥한 브랜드도 속속 입점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백화점의 주 고객층을 온라인으로 끌어오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동시에 여성 의류 전문몰의 존재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무신사의 여성 의류 편집 사이트인 우신사의 경우,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입점 브랜드 수도 지난 6개월 동안 800개 이상 증가했고, 전체 브랜드수는 3500개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 여성 의류 판매가 고꾸라진 상황을 생각하면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등 1020사이에서 유명한 여성 의류 편집몰도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 지원기업에 지정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 의류 전문몰이나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커머스 강화는 온라인 의류 침투율 상승을 더욱더 가속화 시킬 것”이라면서 “이는 분명 백화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화다. 백화점 내 중저가 의류 매출 부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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