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5G SA 상용화 사실상 물 건너가…기지국부터 확보해야

자료=셔터스톡
자료=셔터스톡

5G가 상용화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올해도 ‘진정한 5G’는 경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3사가 5G 단독모드(SA) 기술 검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더딘 기지국 개설 및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위축 등으로 연내 5G SA 상용화를 장담하기 어렵다.

5G에는 크게 단독모드(SA)와 비단독모드(NSA)가 있다. NSA와 SA 둘다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3GPP)가 정한 5G 통신망의 글로벌 표준 규격을 뜻하는 용어다. NSA는 5G와 LTE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SA는 5G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NSA는 무선 주파수 영역은 5G 기술을 이용하지만 유선 인프라는 4G 시절에 구축한 것을 혼용하는 형태의 상용화 방식이다. 반면 SA는 무선뿐만 아니라 유선까지 5G만을 위한 전용 기술과 인프라를 이용한다. 특히 5G SA는 LTE 망과 연동이 필요 없기 때문에 5G NSA 대비 통신 접속 시간이 2배 빠르고 데이터 처리 효율은 약 3배 높다.

현재 소비자들이 쓰고 있는 5G는 NSA 방식이다.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5G는 아직 나오지 않은 셈이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NSA를 이용해 빠르게 5G를 상용화한 후 차근차근 SA로 전환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도 5G SA 상용화를 위해 최근 기술 검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최근 경기도 파주산업단지 상용망에 5G S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제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5G SA 소비자(B2C) 서비스 품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KT는 5G SA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시험환경(테스트베드) 및 상용환경의 네트워크에서 장비연동, 기능시험 등을 진행했다”며 “최근 파주산업단지에 S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용망 환경에서 B2C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검증해 상용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16일 5G SA 기반의 음성통화 서비스 방식인 EPS FB(Evolved Packet System Fallback)외에 Vo5G(Voice over 5G) 기술을 상용망에서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EPS FB와 Vo5G를 상용에서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지속적인 품질 테스트 및 개선 방안을 도출해 5G SA 상용화 시 고품질의 안정적인 음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도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부산 지역 5G 상용망에서 삼성전자와 에릭슨의 장비를 이용해 5G SA 시험 통신에 성공했다고 밝힌바 있다. 최근에도 관련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자료만 발표하지 않았을 뿐, 연구는 계속하고 있다”며 “5G SA 상용화 관련해서 SKT는 B2B 우선 상용화 예정이며 시스템 단말, 품질 상황 등 고려해 도입방법과 시기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통신 3사가 5G SA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5G SA 상용화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상보다 더딘 기지국 개설 및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이 발목을 잡았단 관측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쯤 5G SA 상용화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통신 3사 모두 5G SA 상용화 시기에 대해선 아직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상반기 상용화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대부분 다 업계발로 통상적으로 상반기에 상용화하지 않겠냐는 추정과 엮어서 관련 내용이 나온 것”이라며 “상용화 시기는 현재 말할 단계가 아니다. 통신사 혼자 결정할 것이 아니라 제조업체의 스마트폰도 마련돼야하고 기지국도 어느정도 갖춰져야 상용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준공 신고된 전국 5G 기지국 수는 11만5386개로 집계됐다. 이는 87만여개에 달하는 LTE 기지국의 약 13% 수준에 불과하다. 5G SA의 경우 기존 5G 기지국에서 별도 장비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설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기지국 자체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용화는 먼 얘기다.

5G 투자도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주춤한 상태다. 통신 3사의 1분기 설비투자(CAPEX) 총합은 1조881억원이다. 올해 초 정부와 통신사가 공언했던 ‘상반기 4조 조기 투자’ 계획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실적이 감소하면서 투자 여력도 줄어든 상태다. 

하반기 출시되는 5G 관련 스마트폰 역시 SA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지국 설치 지연 등으로 인해 제조사에서도 SA 지원은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소비자들은 ‘진정한 5G’ 경험을 적어도 내년은 돼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정부는 최근 서울과 전국 6대 광역시에서 5G 서비스 품질 평가에 착수했다. 평가 결과는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소비자 불만이 일정 정도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