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니콜라 주가 연일 급등에 75.06달러···9일 전고점 79.73달러 다시 근접
수소경제 성장성 재조명···두산퓨얼셀·에스퓨얼셀·일진다이아·한화 등 수혜주 부각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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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주가가 최근 다시 급등하면서 국내 수소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두산퓨얼셀이나 에스퓨얼셀 등 연료전지 업체는 물론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까지 ‘수소 테마주’에 포함됐다.

국내외적으로 수소산업 육성 정책이 추진되면서 수소 테마주가 성장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소경제나 니콜라가 실체보다 지나치게 고평가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니콜라 주가, 다시 고공행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니콜라 주가는 2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7.23% 급등한 75.06달러에 장을 마쳤다. 22일 6.22% 상승에 이어 이틀 연속 급등세다. 니콜라 시가총액은 270억8900만 달러가 되면서 포드자동차(244억64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제네랄모터스(375억6600만 달러) 추격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니콜라는 트레버 밀턴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1회 충전으로 약 1920㎞를 갈 수 있는 수소트럭(FCEV)을 개발하고 있다. 니콜라는 아직 생산 공장도 없는 상태이지만 최근 애리조나에 연간 3만5000대 규모의 수소트럭 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2027년까지 수소 충전소 800여 개를 짓겠다는 청사진도 선보였다. 니콜라는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앤호이저부시인베브 등으로부터 1만4000대 이상의 수소트럭 선주문을 받아놓은 상태다.

니콜라는 4일 스팩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상장 당일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리고 주가가 연일 급등하며 9일 79.73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조정을 받고 60달러대 초반을 유지했는데 최근 들어서 수소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다시 주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니콜라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니콜라가 상장된 4일부터 이날까지 국내에서 순매수한 니콜라 주식은 결제금액기준 3715만3378만 달러에 이른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종목 순위에서 테슬라, 보잉,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지주사)에 이은 5위다.

니콜라 주가 급등을 놓고 수소경제가 새로운 성장주 테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고 최근에도 240억원 규모의 수소경제 육성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독일 정부가 90억유로(12조원) 규모의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계획을 발표하는 등 세계 각국이 수소산업을 키우기 위한 각종 육성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반면 니콜라와 수소경제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그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니콜라의 수소트럭에 가장 중요한 수소 연료전지가 장착돼 있지 않았다고 보도하며 니콜라가 만드는 수소트럭의 실제 성능이 과장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 역시 23일 “니콜라의 성장가능성은 굉장하지만 매출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적정주가로 시가의 절반수준인 45달러를 제시했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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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투자열풍에 국내 수소기업도 재조명

니콜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수소 관련 기업들도 투자자들로부터 성장주로서 재조명받고 있다. 국내 수소경제 관련 상장사로는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 일진다이아, 이엠코리아 등이 꼽힌다.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인데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군에 속한다.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 모두 23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산퓨얼셀은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의 연료전지 사업부가 지난해 4월 인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앞서 두산그룹은 연료전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14년 7월 국내기업 퓨얼셀파워과 미국 연료전지 업체 클리어에지파워(CEP)를 잇따라 인수해 합병했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올해 1분기에 매출 201억원, 영업손실 46억원을 기록했지만 향후 성장성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상 목표가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두산퓨얼셀이 수주점유율 50%를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2022년 두산퓨얼셀은 매출 805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낼 것”이라며 “2040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2조5000억원, 영업이익 1615억원 달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에스퓨얼셀은 태양광 전문기업 에스에너지의 자회사로서 GS칼텍스 계열사였던 GS퓨얼셀의 연구개발팀을 중심으로 2014년 설립됐다. 2018년에는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에스퓨얼셀은 건물용 연료전지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80억원, 22억원으로 전년(2018년)보다 20.5%, 11.8%씩 증가했다.

일진다이아는 자회사인 일진복합소재가 현대차 수소차량(FCEV)에 차량용 고압수소연료탱크를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 이엠코리아 역시 자회사 이엠솔루션을 통해 수소충전소를 운영 중이다. 연료전지 스택을 제조하는 상아프론테크와 수소추출기를 납품하는 제이엔케이히터 등도 수소 테마주로 분류된다.

한화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한화 역시 수소 테마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를 통해 1억달러를 니콜라에 투자, 지분 6.13%를 확보했다. 이날 종가기준 한화그룹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가치는 16억6000만달러로 원화기준 약 2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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