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

미국 백악관을 배경으로 18일(현지시간) 촬영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표지. / 사진=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을 배경으로 18일(현지시간) 촬영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표지. /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부적절하다며 크게 반발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2일 브리핑에서 회고록을 두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한미 정상 간 협의를 자신의 편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며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볼턴 전 보좌관의 상대인 카운터파트로 일한 바 있다.

정 실장은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및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상대인 카운터파트로 일했다.

정 실장은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기대한다”며 “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 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와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의 이런 입장은 지난 21일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측에 전달됐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회동 후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문 대통령의 생각에 대해 ‘사진 찍기용’이라고 폄하한 바 있다.

또 남측이 제안한 종전선언 구상을 북한이 신경 쓰지 않았다고 표현했고 영변 핵시설 해체 의지를 비핵화의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본 문 대통령의 판단을 정신분열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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