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IP 개발, 포기하지 말아야
최근 게임업계에 1세대 게임 지적재산권(IP)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월드’ 등 모두 과거 1세대 게임 IP를 모바일로 재탄생시킨 것들이다.
1세대 IP들의 경우, 과거 인기를 얻었던 IP인 만큼 고정 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루에도 수백개의 게임이 출시되는 모바일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다는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리니지 시리즈의 경우 현재 리니지2M과 리니지M이 나란히 매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때아닌 카트라이더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스톤에이지 월드도 과거 스톤에이지 PC버전을 즐겼던 유저들의 추억을 되살려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1세대 게임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해당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의 추억과 더불어 IP 자체가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꿔서 생각해보면 1세대 게임이 인기를 끄는 것이 마냥 좋다고는 볼 수 없다. 신규 IP들이 그만큼 부진하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게임사 외에도 많은 중소·중견 게임사들이 과거 인기 IP를 모바일게임으로 만들어 출시하고 있다.
게임사들이 과거 인기 IP 출시에 목을 매는 이유는 신규 IP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탓도 크다. 그동안 수많은 신규 게임들이 시장에 출시됐지만, 유저들의 선택을 받은 게임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넥슨의 경우, 계속되는 신작 부진으로 인해 신규 프로젝트를 대거 취소하기도 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시장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전혀 발전하지 않았다”며 “최근 10년간 기억에 남는 신규 IP가 과연 몇 개나 있냐”고 꼬집었다.
물론 게임사들도 할 말은 있다. 어렵게 신규 IP를 개발해 출시해도 수익 등의 문제로 게임을 접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듀랑고’는 출시 당시 참신함과 착한 과금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수익 달성에 실패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 중소 개발자는 “힘들게 신규 게임을 만들어도 결국 광고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갈린다”며 “그럴 바에는 인기 IP를 가져다가 게임을 만드는게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 IP들도 과거에는 인지도가 거의 없는 신규 게임이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게임사들이 신규 IP 개발에 계속 도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만든 신규 IP가 5년, 10년 뒤에는 게임사들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게임은 그나마 코로나 사태를 빗겨갔다고 하지만, 경제가 어려워질 수록 게임산업도 큰 영향을 받는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게임사들이 신규 IP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언제 어디서 제2의 리니지나 제2의 카트라이더가 탄생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