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쇼트·드림웍스CEO가 내놓은 퀴비 등 글로벌 후발주자들 진출···국내에서도 29CM·배달의민족부터 네이버·카카오까지 도전
업계 "페이스북도 실패한 숏폼 플랫폼, 선두주자 있는 시장에서 경쟁 원활할까 우려"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15초 영상 플랫폼 틱톡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1020세대를 잡은 짧은 영상 플랫폼에 스타트업과 IT(정보기술) 기업 후발주자들도 뛰어드는 추세다. 후발 기업들은 기존 플랫폼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처럼 시장을 선점한 기업과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트업과 IT 포털기업들이 이른바 짧은 영상, 숏폼(Short-Form) 콘텐츠에 도전하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장보다는 경쟁이 덜 치열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짧은 콘텐츠 시장의 선두주자는 틱톡이다.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15초 영상 플랫폼 틱톡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지난해 기준 누적 다운로드 15억건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는 750억달러(약 90조원)로 추정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을 기반으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등 사업을 확장 중이다.
특히 틱톡은 10~20대 초반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틱톡 사용률은 급상승 중이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사용자나 사용 시간이 급증한 앱들을 분석한 결과, 틱톡의 총 사용 시간은 전년 동기에 비해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의 성공 이후 스타트업과 IT 기업들이 후발주자로 합류하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유튜브는 올해 안에 짧은 영상 콘텐츠 플랫폼 ‘쇼트'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에서 먼저 출시된 ‘퀴비’도 대표적인 숏폼 플랫폼이다. 퀴비는 드림웍스 창업자이자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의 전 회장이었던 제프리 카젠버그와 HP·이베이의 CEO 출신 맥 휘트먼이 내놨다. 퀴비는 올해 전사CES에서 스티븐 스틸버그 감독 등을 영입해 짧은 영상 콘텐츠 8500여개를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들이 숏폼 플랫폼에 도전 중이다. 온라인 편집숍 스타트업 29CM은 올해 1월 29초 쇼퍼블 비디오 ‘29TV’를 정식 론칭했다. 배달의민족 개발사 우아한형제들도 지난해 10초 이내 짧은 모바일 영상 플랫폼 ‘따잉’을 출시했다.
대형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M도 숏폼 영상 플랫폼 만들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날 숏폼 동영상 에디터 '블로그 모먼트'를 출시했다. 블로그 모먼트는 일상에서 기록하고 싶은 순간의 사진과 영상을 터치를 통해 쉽고 간단하게 편집할 수 있다. 카카오M은 20분 이내의 숏폼 콘텐츠를 선보이는 영상 플랫폼 '톡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기존 OTT 시장보다 숏폼 콘텐츠 플랫폼 경쟁이 덜 치열하지만, 이미 선두주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전망이 밝진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2018년 틱톡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에 ‘라쏘’라는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출시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20대들은 유튜브보다 더 짧은 영상을 선호하고 있다. 지코 등 어린 연령층이 선호하는 연예인들도 숏폼 콘텐츠를 활용 중이라 앞으로 시장은 더 확대될 것”이라면서 “틱톡이 중국 디지털 광고 매출 2위를 달성할 정도로 기업들은 짧은 홍보형 영상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미 숏폼 콘텐츠 시장에서 틱톡이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개인정보 보안이 안 된다는 리스크가 있음에도 여전히 (틱톡의) 점유율이 높은 상태”라며 “IT 대기업들이 인프라를 활용해 숏폼 콘텐츠 시장에 나서고 있지만 전망이 마냥 밝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