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
장 시작 직후 서킷브레이커 발동
국제 유가와 금 가격도 급락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폭락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97.10포인트(12.93%) 폭락한 20188.52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12일 이후 2거래일 만에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을 다시 갈아치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24.89포인트(11.98%) 급락한 2386.13에 장을 끝냈다. 나스닥 지수는 970.28포인트(12.32%) 폭락한 6904.5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 개장 직후에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또다시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지난주 두 차례에 이어 이달 들어 세 번째다.
코로나19 공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이 이날 급락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경기침체를 이끌 수 있다는 우려가 투심을 악화시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각국 발표를 취합한 전 세계 코로나19 발생 현황에 따르면 16일 기준 전 세계 확진자는 16만9387명으로 그 수가 계속 늘고 있다. 이에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 머물라며 사실상 이동금지 명령을 내렸다. 캐나다는 자국 시민과 미국 시민 등을 제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 각국에 대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부양책이 나왔지만 이날 급락을 막지 못했다. 연준은 지난 주말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 금리를 제로(0~0.25%)로 100bp(bp=0.01%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또 7000억달러 규모 양적완화(QE)도 발표했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은 달러 스와프 금리를 25bp 내려 달러 유동성 공급을 돕기로 했다.
이날에도 연준이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운영을 5000억달러 한도로 긴급 실시한다고 밝히는 등 유동성 확대 조치를 이어갔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우려를 불식하지는 못했다.
한편 국제 유가와 금 가격도 이날 재차 폭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30달러 선을 하회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 가격도 2%가량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