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차관, 당선 가능성 고려 불출마 관측 다수···“의사결정 타이밍이 동물적 감각” 호평
양진영 국장, 식품 업무 수행·행시 출신 서열 1위 등 감안···1순위로 청와대 추천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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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 연세대 사회학과 동문인 김강립 차관과 양진영 국장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확고한 2인자 자리를 챙기거나 맡을 예정으로 파악돼 그들 동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는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아시아의 인어’로 불렸던 수영선수 출신 최윤희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임명하는 등 차관급 4자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시행되는 제 21대 총선거를 앞두고 단행된 이번 인사는 일부 총선 출마 예상자를 포함시켜 눈길을 끌었다.

복지부의 경우 이미 2달여 전부터 지역구 출마나 여당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김강립 차관이 인사 대상에서 배제되면서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동안 김 차관이 총선 출마 대상으로 하마평에 오른 것은 여당 등에 구축해놓은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감안한 것이다. 이에 최소한 그가 여당 등으로부터 출마 제의를 받은 것은 확실하다는 복수의 복지부 소식통 분석이다.

하지만 총선 출마자들 공직 사퇴 시한인 내년 1월 16일을 한 달도 안 남겨 놓은 상황에서 그의 출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복지부 다수 관계자들 분석이다. 한 복지부 출신 원로는 “김 차관은 여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강원도 지역 선거에 나설 정도의 인물이 절대 아니다”라며 “배짱이나 그런 문제가 아니며, 순수하게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과 같이 수년간 근무한 복지부 관료는 “그는 마음이 여리기 때문에 혹시라도 모를 낙선의 위험이 있는 총선 출마를 선택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현재도 승승장구하는 그가 여당에 충성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한 후 지난 1990년 관가에 입문한 김 차관은 공직생활 대부분을 복지부 본부에서 보내면서 좌천이란 단어를 모를 정도로 실패 없이 승승장구해왔다. 그동안 공직 생활에서 다소 의외였던 발령은 이명박 정부 진수희 복지부 장관 시절 국장급 요직인 보건의료정책관에 발탁되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그가 촉망 받는 엘리트 관료였다는 의미다.

당시 김 국장이 보건의료정책관이 되지 못했던 것은 진 장관과 연대 사회학과 동문이라는 점도 일부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해외 파견에서 복지부로 복귀한 지난 2015년 9월 보건의료정책관을 맡았다. 이후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승진가도를 달렸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차관은 본인 출마설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밝히는 등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 언론도 출마설에 대해 “김 차관은 아직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한 복지부 소식통은 “김 차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그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최악의 경우 낙선하더라도 복지부 장관이나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무자들이 김 차관 지시를 듣지 않을 가능성은 없다고 그가 생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다수 관측대로 김 차관이 현직을 유지한다면 그는 향후 복지부 2인자로서 더 적극적 리더쉽을 발휘하며 보건복지행정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차관은 복지부 정책이나 인사를 결정할 때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복지부 관료는 “정책이든 인사든 그가 무엇을 결정하는 타이밍은 가히 동물적 감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칭찬했다.  

김 차관과 양진영 식약처 의료기기안전국장은 행시 선후배이며, 연대 사회학과 동문 사이다. 김 차관은 84학번이다. 양 국장은 87학번이다. 같은 대학 같은 과 3년 차이 선후배지만 특별한 친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차관이 귀족풍의 엘리트 관료인 반면, 양 국장은 충청도 출신의 수더분한 스타일이다. 양 국장의 경우 김 차관과 행시 동기인 최성락 식약처 차장이 지난 16일 명예퇴직하면서 후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차장 등 고위직은 이의경 식약처장이 1순위부터 3순위까지 정리해 청와대에 추천한 후 대통령비서실 인사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차장 후보자 3명은 이달 초 인사검증 동의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식약처 주변에서는 양 국장이 1순위, 김진석 기획조정관이 2순위, 김영균 경기인천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3순위로 결정된 것으로 파악한다. 당초 복지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양 국장은 행시 36회다. 그는 당시 식약청(현 식약처)으로 전입한 후 기획재정담당관과 소비자위해예방국장, 식품안전정책국장, 기획조정관, 서울지방식약청장 등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 김진석 조정관은 경성대 약대를 졸업한 약무직 출신 관료다. 김영균 청장은 행시 38회 출신의 정통 행정관료다.

식약처 명칭대로 식품 업무와 의약품 업무가 핵심인 상황에서 이 처장이 식품직 출신을 제외하고 행정직 출신 2명과 약무직 출신 1명을 차장 후보로 청와대에 추천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일각에서 있다. 식약처 행시 출신 중 서열 1위이며, 식품 업무 경험도 있는 양 국장이 인사검증을 통과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정식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혈연과 학연, 지연이 강한 현실에서 학교 동문이지만 친분이 없다는 점은 업계 차원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내년 이슈 중 하나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재평가를 복지부와 식약처가 진행하는데, 2인자들 역할이 주목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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