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파견 이중규 서기관 단독 거론…청와대 행정관 역임, 능력 인정 받아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보건복지부의 3대 과장으로 손꼽히는 보험급여과장에 의사 출신 공무원이 세 번 연속 임명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WHO(세계보건기구)에 파견 중인 이중규 서기관이다.

 

21일 복지부에 따르면 다음달 일부 과장급 인사가 예상되고 있다. 현수엽 서기관 후임으로 UN ESCAP(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파견자와 정은영 의료기관정책과장, 공석인 공공의료과장 등 인사 수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은영 과장의 경우 박능후 복지부 장관 신임이 두터워 이번에 요직으로 옮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조만간 보험급여과장이 교체될 것으로 복지부 안팎은 전망하고 있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 파견 근무 중인 이중규 서기관 파견 기간이 오는 5월 2일 종료되기 때문에 이르면 이달 말 귀국이 예상된다.  

 

이 서기관 후임에는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이 지원해 WHO와 관련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다. 일단 이 서기관이 조만간 귀국한 후 순차적으로 정통령 과장이 확정돼 스위스로 출국할 것으로 복지부 소식통들은 전망한다.  

 

보험급여과장은 복지부 과장급 보직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빅3’ 중 하나다. 국민연금재정과장, 인사과장과 함께 서기관급 공무원들 경쟁이 치열한 보직으로 손꼽힌다.  

 

실제 약제를 제외한 건강보험요양급여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개별 사안에 대한 건보 재정을 총괄 관리하는 요직 중 요직이다. 즉 건보 재정을 책임지는 자리다. 건강보험 관련 부내 회의에 참석해야 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지속적으로 업무 협의를 해야 한다.   

 

복지부 청사가 세종으로 이전한 후에는 다른 부서 사무관급보다 더 자주 서울과 세종을 이동하며 회의와 행사를 챙겨야 한다. 업무피로도가 적지 않은 보직이다.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그만큼 과거에는 복지부 최고 엘리트들이 보험급여과장을 맡았었다. 공교롭게 현재는 모두 외부에 파견 중인 이창준 국장(행시 37회)과 은성호 국장(행시 38회), 염민섭 국장(행시 39회), 이스란 청와대 행정관(행시 40회) 등이 각 행정고시 기수를 대표해 보험급여과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행시 출신 못지않게 복지부 의사 출신 공무원들 근무 역량이 늘었고 전문성도 인정받고 있다. 이에 그들을 중용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복지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3년 10월 당시 손영래 서기관이 의사 출신으로는 12년 만에 보험급여과장으로 발탁됐었다. 이어 2016년 2월부터 정통령 서기관이 보험급여과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손영래 현 예비급여과장과 정 과장이 서울대 의대 출신인데 비해 이 서기관은 고려대 의대 출신이다. 손 과장과 정 과장은 각각 92학번(1974년생)과 90학번(1972년생)이다. 이 서기관은 재수한 90학번(1970년생)이다.

 

이들 3명 공무원은 학번과 나이가 비슷한 관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특히 정 과장과 이 서기관은 청와대 행정관을 서로 인수인계한 사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5월 청와대에 입성한 이 서기관은 2011년 12월까지 근무한 후 정 과장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이에 이 서기관 실력과 능력은 정평이 나있고, 평판도 우수한 편으로 꼽힌다. 손 과장과 동일하게 부인도 의사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단, 해외 파견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공무원에게 요직을 주지 않는 복지부 관행이 이 서기관의 보험급여과장 임명의 막판 걸림돌로 분석된다. 반면 그를 임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인사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보험급여과장에는 이 서기관 외에 이름이 거론되는 관료가 없다”면서 “일단 조만간 귀국하면 오는 5월 3일자로 태스크포스팀장으로 발령 내 근무하게 하고 6월 경 정 과장이 확정돼 출국하면 보험급여과장으로 발령 내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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