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책비서관실만 3명 활동…국가안보실에 의사 출신 정제혁 행정관 눈길
16일 복지부와 식약처에 따르면 청와대에는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사회정책비서관실을 중심으로 일부 비서관실에 파견인력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문재인 청와대는 과거와 달리 수석비서관, 비서관의 명칭과 업무 등에 있어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유지됐던 고용복지수석 대신 ‘사회수석’을, 보건복지비서관 대신 ‘사회정책비서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인원을 줄이며 조직을 슬림화한 것도 눈에 띈다.
과거 수석과 비서관 모두 복지부 출신이 임명된 사례가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 후반기부터는 두 자리 모두 뺏긴 상태다. 현재도 학자, 교수 출신인 김수현 사회수석과 의사 출신인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이 맹활약하고 있다.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을 보좌하고 비서관실 업무를 총괄하는 인물이 류근혁 선임행정관이다. 그는 행정고시 36회로 관가와 인연을 맺었다. 관운이 없는 편이어서 행시 동기들 중 가장 늦게 국장으로 승진했다.
류근혁 선임행정관은 건강정책국장과 대변인, 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건강정책국장 시절 금연업무를 담당하며 본인도 금연에 동참했던 그는 대변인을 맡으며 급증하는 스트레스로 다시 담뱃대를 물었다.
복지부 관계자들은 문재인 정부 초기 사회정책비서관실이 세팅된 후 행정관별 업무분장표가 복지부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호준 행정관이 청와대에 입성한 후에는 분장표가 전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류 선임행정관은 행정관별로 기본적 업무분장은 있지만 현안이 있거나 보고서를 작성할 경우 협력체제를 가동해 공동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출신으로는 손호준 행정관과 이유리 행정관이 류근혁 선임행정관 밑에서 근무하고 있다.
손호준 행정관은 기본적으로 보건의료정책실을 담당하고 있다. 복지부의 대부분 인력들이 그러하지만 특히 손 행정관은 보고서 작성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이같은 능력을 인정 받은 손 행정관은 이미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를 한 바 있다. 현재 이스란 행정관이 여성가족비서관실에서 하고 있는 보육 등 인구정책실 관련 업무다.
공교롭게 행시 43회 동기들 중 유일하게 청와대 근무 경력이 없는 황의수 서기관이 동기이며 청와대에 두번 파견된 손 행정관 후임으로 기획조정담당관을 맡고 있다.
손 행정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부임한 진영 복지부 장관의 비서관으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진영 장관이 박 대통령과 갈등으로 수개월만에 장관에서 물러나자 그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진 장관 퇴임식에서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민망하게 할 정도로 침통 그 자체였다.
그는 장관비서관에서 물러난 후 한의약정책과장으로 근무하다 원격의료 태스크포스 책임자로 발령 받았다. 의료계가 반대하는 원격의료 업무는 열심히 일해도 빛이 나지 않는 보직이었다. 1년간 외부 교육을 다녀온 후 이번에는 복지부 소속기관인 질병관리본부로 밀려났다.
손 행정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인 올 4월에야 본부로 올라와 기획조정담당관을 맡으면서 그동안 불운을 씻어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승승장구가 예상된다.
이유리 행정관은 사회복지정책실 업무를 담당한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이 행정관은 행시 53회의 선두주자군이다. 과거 업무가 많은 보험급여과에서 근무할 시절에는 주말에 아이를 돌보면서도 기자들 전화를 다 받았다.
인사수석 균형인사비서관실에 근무하는 신꽃시계 행정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청와대 근무를 거쳤다. 모두 1970년생인 복지부 행시 38회 여성 트리오 중 한명이다.
나머지 두 명은 미국에 교육훈련을 떠난 김상희 국장과 김혜진 감사관이다. 이중 승진이 가장 빨랐던 김상희 국장보다는 신꽃시계 행정관이 인간적이고 정도 많다. 통상 청와대 근무 후 직급이 한 단계 승진하던 과거 전례를 보면 신꽃시계 행정관도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한 후 국장으로 복지부에 복귀할 가능성이 예고된다.
여성가족비서관실에도 복지부가 관행적으로 행정관을 파견해왔다. 인구정책실 업무를 담당해왔던 것이다. 현재 이 업무를 맡고 있는 행정관은 행시 40회 출신 이스란 서기관이다.
이 행정관의 경우 복지부에서 3대 보직으로 통하는 보험급여과장과 국민연금재정과장을 역임했다. 나머지 보직인 인사과장을 거친 정경실 보험정책과장과는 라이벌 사이다. 이번 청와대 근무로 정 과장과 동등한 수준의 경력을 쌓게 됐다. 신꽃시계 행정관과 동일하게 행시 동기와 결혼한 그는 슬하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에는 의사 출신 정제혁 행정관이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정제혁 행정관은 감염 관련 재난 대응과 예방 등 업무를 맡고 있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위기관리센터 근무자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센터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행정관은 동아대 의대를 졸업한 내과 전문의로, 부인도 의사다. 보건사무관으로 복지부에 입부한 그는 보험급여과, 질병정책과, 의료자원정책과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입부 동기인 김한숙 사무관과 함께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를 거쳐 질본 국립동해검역소장으로 근무하다 발령을 받고 청와대에 입성한 것이다.
식약처에서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을 역임한 장인재 서기관은 현재 사회혁신수석 민원제도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다.
국민들이 청와대에 제기한 민원을 검토하고 분석해 제도개선 등을 추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카운터파트는 국민권익위원회다. 당초 복지부에 보건직으로 입부한 장인재 행정관은 식품의약품안전본부로 자리를 옮기며 식품직으로 직렬을 변경했다. 현재 식약처 관련 업무는 사회정책비서관실 여준성 행정관이 진행하고 있다.
종합하면 탁월한 능력으로 두 번째 청와대 근무를 하는 신꽃시계 행정관, 손호준 행정관 사례와 이미 청와대 근무를 했어야 했는데 불운으로 입성이 늦었던 류근혁 선임행정관, 이스란 행정관 사례로 구분된다.
복지부 관계자들은 “과거 청와대 파견 직원이 많을 때는 식약처까지 합쳐 10명이 넘었는데 박근혜 정부 말기 8명에 비해 크게 줄지는 않은 셈”이라며 “민정비서관실에 이어 이제는 국가안보실에도 파견하니 복지부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