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셋 탑재 스마트폰 메이트10 내놓는 화웨이, 엑스페리아 XZ1으로 반전 꿈꾸는 소니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 행사장 피라 그란 비아 3전시홀의 중심에 위치한 중국 화웨이 부스 전경. / 사진=뉴스1

스마트폰 전쟁의 양상이 이번에도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 다툼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호평을 받고 있는 LG전자의 성패도 관심거리다. 이 와중에 다크호스로 주목받는 기업들도 있다. 두 달 연속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애플을 제친 화웨이와 부활 기지개를 켜는 소니다. 화웨이는 AI(인공지능) 칩셋으로 플래그십으로 반전을 노린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소니는 일단 재기의 발판을 다져야 할 상황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10’이 다음달 16일 독일 뮌헨에서 공개된다. 메이트10은 6인치 베젤리스 디스플레이에 후면 듀얼 카메라, 6GB 램, 64GB 내장메모리 등을 탑재해 최근 ‘패블릿’(폰+태블릿) 시장의 흐름들을 충실히 따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메이트10은 6.3인치의 갤럭시노트8과 5.8인치의 아이폰8, 6인치의 V30와 피할 수 없는 전면전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다만 메이트10의 출시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어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눈길 끄는 게 메이트10에 탑재 될 기린 970 칩셋이다. 이 제품이 등장한 의미는 작지 않다. AI에 특화된 모바일 칩셋이 나온 게 처음이기 때문이다.

기린 970에는 AI 전용 처리 프로세서 NPU(신경망 프로세싱 유닛)가 적용됐다. NPU는 기존의 CPU나 GPU에 비해 이미지 인식 처리 능력이 25배가량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웨이는 지난 2일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이 제품을 공개했다. 기린 970은 IFA 최고의 제품(Best of IFA 2017)으로 선정됐다. 화웨이가 모바일용 AI 칩셋을 개발하면서 모바일의 두뇌로 불리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시장구도가 어떻게 변할지도 관심거리가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간 상대적으로 화제성이 떨어졌던 화웨이 플래그십 공개행사가 과거보다 주목을 끌 것이라 보고 있다. 외신에서는 기린 970 탑재를 근거 삼아 메이트10에 화웨이 만의 AI 음성비서 서비스가 포함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때마침 화웨이의 스마트폰 영업성적도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화웨이는 7월에 11.7%의 점유율을 차지해 애플(11.3%)을 제치고 두 달 연속 2위를 차지했다. 앞서 화웨이는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11.5%의 점유율로 8.7%에 그친 애플을 제치고 처음으로 2위에 올랐었다.

향후 구도에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아이폰8을 비롯해 다수의 아이폰 새 제품이 공개되는 9월 이후 한동안은 애플의 판매량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업계서는 10월 이후 화웨이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중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화웨이 플래그십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지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에서는 P10과 메이트9 등 인기 안드로이드 모델을 가진 화웨이가 (애플을) 능가하고 있다”고 분석했었다.

새 플래그십의 경쟁력이 인정받으면 그간 ‘베끼기’의 대명사로 불리던 오명도 씻을 수 있을 전망이다. 프리미엄 시장서도 애플, 삼성전자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트10만큼 시장에 큰 변수는 아니지만 엑스페리아XZ1의 등장도 호사가들의 입길에 올랐다. 소니는 1일(현지시간) IFA에서 ‘엑스페리아 XZ1’을 포함해 ‘XZ1 컴팩트’, ‘엑스페리아 XA1 플러스’ 등 스마트폰 3종을 공개했다. 3종 모두 올 가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중 선봉장 노릇을 할 플래그십은 XZ1이다. 이 제품은 5.2인치 풀HD 디스플레이에 직사각 형태의 메탈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외에도 최신 ‘모션 아이’ 카메라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전체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용도를 강화한 게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다만 최근 대세가 된 패블릿 대화면(5.5인치)보다는 다소 작다. 3종 중 5.5인치를 충족시키는 제품은 XA1이다. 컴팩트형은 4.6인치다.

당장 엑스페리아 XZ1가 시장에 유의미한 파장을 일으키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다만 지난 2분기에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부문 영업이익이 10배 가까이 상승한 점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강자들과의 전면전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린 라인업을 활용해 수익성을 강화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니가 부활의 서곡을 울릴지도 주목거리가 됐다. 소니는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에 시달려왔다. 소니는 올해 165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1510만대를 출하했었다.

가트너는 “소비트렌드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혁신적인 신제품이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