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외국계 금융사 관리·지도 역할 소홀…금융시장 교란행위 방치 말아야"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지와 만나 금융산업 관련 외국계 금융 자본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강유진 기자

"외국계 은행의 소위 먹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국부유출만 아니다. 금융시장 교란 발생으로 생기는 비용은 계산할 수 없다. 국내 기업이 수출해서 번 돈을 한 번에 날리는 꼴이다. 금융당국의 직무유기다. 국내 금융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이 분명히 있다."

은행 산업이 급변하고 있다. 핀테크가 비대면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 은행은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점포 축소, 인력 감축은 변화의 시작이다. 변화 초부터 물결이 거세다. 거센 변화에 우려가 생긴다. 은행 산업이 단순한 계산으로 인건비 등 비용이 드는 건 회피하고 돈 되는 사업만 키우려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직원을 외면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공공성은 이보다 더 쉽게 무시한다.

이런 모습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국내 은행들이야 금융당국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다. 고객과 직원, 공공성을 무시한 채 사업을 벌일 수 없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 건전경영 유지 의무 사각지대에 외국계 금융사가 있다고 봤다. 사각지대 발생 책임은 일차적으로 금융당국에 있다고 말했다. 은행 경영 건전성 확보를 위한 필요한 사항은 외국계 은행에서만 예외로 한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외국계 금융 자본이 국내 금융 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용득 의원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1시간 넘는 인터뷰 동안 국내 금융 시장의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금융인으로서 할 말이 많았다. 금융당국 책임론을 강하게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일자리 모닝' 정부라고 말했다. 자나 깨나 일자리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의원은 그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 효과가 금융시장을 잘못 관리하는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관치금융을 하자는 게 아니다. 금융시장 건전성 제고가 원칙이다. 안 그러면 외국계 은행 먹튀 논란은 계속 발생한다.

최근 씨티은행 80% 점포 폐쇄가 금융권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국계 금융 자본이 국내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켜도 금융당국은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외국 금융 자본을 의식한다. 금융시장 교란이 일어날 우려가 다분해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논리는 간단하다. '정부의 금융시장 간섭이다', '금융 경영 자율성이 훼손된다', '간섭과 자율성 훼손으로 외국 금융 자본이 국내를 떠난다' 등을 이유로 내세운다. 항상 그런 논리로 수수방관했다. 나도 외국 금융자본이 국내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 씨티은행이나 SC제일은행과 같은 외국 금융자본이 들어오는 건 좋은 현상이다.

다만 전제가 있다. 외국 금융 자본이 들어와서 한국 금융 산업 시장을 교란하게 놔둬선 안 된다. 론스타 등과 같은 투기 자본이 들어와서 시장을 교란하고 소위 먹튀하는 일이 일어날 우려가 충분하다면 금융당국이 나서야 한다. 외국계 금융 자본이 국내에 들어온다는 건 돈이 되기 때문에 들어오는 것이다. 돈이 안 되면 들어오라고 해도 안 들어온다. 국내 시장에 진출해 돈을 버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국내에서 돈을 버는 만큼 공공성을 지킬 의무가 있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금융 자본이 들어와 선진 금융 기술을 남겼으면 한다. 고급의 서비스를 통해 국내 은행권이 오직 서민금고로 경영하는 낙후된 금융 경영 방식을 바꾸는 선도적 위치로서 움직일 수 있다. 국내 금융 시장을 개방한다는 건 그런 의미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강유진 사진기자

외국계 금융 기업이 사업을 벌이는 걸 보면 금융당국 눈치를 보지 않는 것 같다.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 시장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자는 게 글로벌 기준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쇄국주의로 가자는 말도 아니다.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가자는 뜻이다. 외국 정부도 모두 하는 국내 시장 보호 조치다. 국내 금융당국만 방관하고 있다. 큰 문제다. 지금 외국계 은행들에서 국부가 쉽게 유출되고 있다. 논란을 일으키며 점포를 폐쇄하고 직원에 대한 부당한 대우, 고객 피해가 생겨도 혼란을 막지 않는다. 금융 시장 보호는 국익 차원에서 중요하다. 지금은 신경을 안 쓰는 모습이다.

그럼 금융당국 수장을 잘 뽑아야 한다고 보는지.

금융당국 수장을 선출하는 것도 보면 회전문 인사에 그치는 걸 알 수 있다. 정부에서 금융에 대해서 신경을 더 써야 한다. 금융 부문에 무관심해선 안 된다. 

 

씨티은행 점포 폐쇄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당국이 가만히 있는다. 직원 몇 명 나가는 식으로 봐선 안 된다. 둑이 무너지는 일이 될 수 있다. 새 정부는 일자리 정부다. '일자리 모닝'이라고 할 만큼 노동 시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상황에서 점포를 80%나 줄이겠다고 했다. 국내 시중은행이 이런 발표를 했으면 정부나 금융당국이 경영 지도를 했을 것이다. 건전 경영을 하라는 의미에서다. 외국 자본에 대해서만 무관심하다. 금융당국의 직무유기라고 봐도 무관한지 않다.

저는 금융당국이 외국 금융 자본들을 자극하면 안 된다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 잘못된 건 지적해야 한다. 돈 벌려고 왔는데 금융시장이야 망가지든 말든 너희만큼은 우리가 꼼짝 못하니까 마음대로 하라는 입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씨티은행 건은 당·정·청 협의 의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씨티은행 문제는 한국 금융시장 전체 문제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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