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주창 알리바바도 물류 투자 공격적 확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통 기업들의 물류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닷컴은 거액을 들여 물류센터에 로봇을 배치해 무인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내 증가하는 물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 배송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 전자동 물류센터 지향하는 아마존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물류센터 뿐 아니라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 자동화를 목표로 투자하고 있다. 2012년 3월에 키바 시스템즈(Kiva Systems)라는 로봇 회사를 7억7000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로봇 회사에서 개발한 키바 1만 5000대를 배송센터에 배치했다. 키바는 320kg의 선반을 들어 올려 운반할 수 있는 로봇으로 포장을 위해 물품을 사람에게 운반해 주는 역할을 한다. 업계에서는 로봇 배치로 인해 최대 9900억원의 인건비가 절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마존은 분류센터(Sortation Center)를 구축하고 해외 배송업체 지분도 인수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3월 항공기 임대업체인 에어트랜스포트서비스그룹(ATSG)의 지분을 9.9% 인수했다. 미국 내 아마존 고객들에게 직접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마존은 향후 5년 간 ATSG 주식을 최대 19.9%까지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아마존의 물류시장 진출로 기존 물류 기업들도 긴장하게 했다. 기존 물류 강자인 기존 페덱스나 UPS 등 기업들의 경우 아마존이 주요 고객이었기 때문에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UPS의 경우 매출의 4% 가량이 아마존 배달 위탁 사업부문 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알리바바, 거미줄 물류망 구축
업계에서는 아마존의 물류 시장 진출은 중국의 알리바바를 경계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신유통(新零售 온∙오프와 물류가 결합되는 새로운 유통방식)’ 개념을 주창했다. 마윈 회장은 이를 알리바바 비전으로 재차 천명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이 물류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13년 5월 중국 내 상위 15개 배송 업체들과 차이냐오를 설립했다. 차이냐오는 알리바바 보유지분이 47%에 이른다. 중국 내 물류 수요 증가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차이냐오는 중국 250개 도시에 이미 물류 창고를 운영 중이다. 이중 200여 곳은 스마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중국 내 택배 물량의 70%에 이르는 4200만건이 이 업체의 물류 센터를 거쳐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리바바는 2015년 8월 온라인 유통업체 쑤닝(Suning)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대규모 물류창고 건설 계획도 세웠다. 알리바바는 향후 8년간 협력사와 공용 물류창고 건설에 1000억위안(1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지분 투자를 통해 동맹을 맺은 회사들과 물류창고를 나눠쓰거나 알리바바산하의 온라인몰인 타오바오, 티몰 등의 국내외 배송을 맡기는 식으로 물류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하루 4000만건이상의 물량을 충당하기 위한 거미줄 물류망 구축 전략이다. 물류 창고내 600킬로미터 이내 지역은 익일 배송이 가능해졌다. 지역 간 거리가 넓고 배송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중국에서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마윈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다보스 포럼 현장에서 “우리가 공급하는 물건을 배달(딜리버리)하려면 500만명을 고용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서비스 회사나 물류 회사에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다. 그들을 효율적으로 일하게 하는 것, 또 그들이 돈을 벌게 하는 것, 그들이 사람들을 채용하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