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 누적판매 5만대 돌파, QM6도 연타석 흥행…2만대 팔려나가던 SM5·QM3 부진은 뼈아파

르노삼성자동차는 올 한해 자동차 업계 이단아였다. 자동차 변방에서 주역으로 거듭났다. 중형세단 SM6와 QM6가 연이어 흥행하며, 르노삼성 실적도 덩달아 뛰었다. 현대·기아차 그늘 아래서 내수시장 꼴찌를 두고 다투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다만 ‘식스(6·six)’만 주목받은 나머지, 다른 숫자들의 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과거 르노삼성차 주축으로 꼽혔던 SM3,5,7은 판매량이 게걸음 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 역시 전년 대비 역성장 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 승부사 박동훈, 연타석 ‘식스 홈런’

올해 초만 해도 르노삼성자동차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르노삼성이 1월부터 SM6 사전 바람몰이에 나서기는 했지만, SM6 모태인 탈리스만이 국내시장에서 쏘나타에 비해 무명(無名)이나 다름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SM6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SM6는 지난 3월 국내 시장 출시 후 5만904대 팔려나갔다. 연초 판매목표로 잡았던 5만대를 조기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5300대 판매되며 쌍용차 소형 SUV 티볼리를 밀어내고 내수시장 판매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3월 출시한 중형 세단 SM6. / 사진=르노삼성차
르노삼성은 SM6 인기가 채 식기도 전에 QM6를 시장에 내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QM6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총 1만536대가 판매됐다.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가 독식하던 중형 SUV 시장에서 기대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 덕에 지난달 르노삼성은 내수에서 전년 동기보다 두 배 넘게(109.2%) 성장했다. 월간 판매량은 1만2565대다. 이 중 SM6는 5300대, QM6가 3859대 판매되며 흥행을 이끌었다. 지난달 두 차종 합산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 대비 72.89%에 육박한다.

닛산 한 관계자는 “르노라는 유럽산 브랜드가 한국시장에서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 지를 판가름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다. 박동훈 사장의 과감한 결단력이 빛을 발한 것”이라며 “중형 체급은 시장에 자리만 잡는다면 브랜드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 르노삼성으로서는 ‘롱런’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 5만대 모델 얻고 2만대 모델 잃었다

SM6와 QM6 흥행 덕에 르노삼성은 올해 크게 성장했다. 지난달까지 르노삼성 누적판매량은 9만7023대로 전년 대비 39% 늘었다.

그러나 문제는 ‘조연’들이 부진했다는 데 있다. SM6와 QM6가 없었다면 올해 르노삼성 성적표는 처참했다. 과거 르노삼성의 살림꾼 역할을 해내던 SM3와 SM5, SM7이 깊은 침체 늪에 빠진 탓이다.

준중형급 세단 SM3는 올해 8138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3258대) 대비 38.6% 감소했다. 한 체급 위인 SM5 성적표는 더 암울하다. 올해 총 5931대 판매됐는데 전년동기(2만1313대) 대비 72.2% 급감했다. SM6 등장에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자기 잠식 효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플래그십 모델인 SM7은 올해 6513대 팔려나가며 전년대비 2.6% 성장했다. 다만 지난달 판매량이 465대에 머문다. 10월 대비로는 26.8% 하락했으며, SM6 월간 판매량의 10분의 1수준에 그친다.

SUV 부진도 뼈아프다. QM6 등장 전까지 르노삼성 핵심모델로 활약했던 QM3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돈다. QM3 올해 누적판매량은 1만3305대로 전년 같은 기간(2만1542대) 대비 38.2% 감소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르노삼성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올해 재미를 봤다. 그러나 특정 차종만 인기를 끈다면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할 수 없다”며 ”추가 신차 투입은 물론 명칭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SM4와 SM8, QM1 등 다양한 모델을 투입하면서 기존 구형 모델들을 대체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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