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개 제품에 잔술까지… 혼술, 혼밥, 혼커피족 겨냥 특성화 시도

할리스커피 강남점은 한쪽 벽면 1인용 테이블를 마련해 혼커족를 끌어들이고 있다. / 사진=할리스커피

 

1인 가구가 늘면서 식·음료 및 외식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식품업계는 1인용 소용량 상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혼자서도 외식과 술까지 즐길 수 있는 매장이 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분석한 9월말 기준 주민등록 통계 결과, 9월 전체 세대 가운데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4.8%로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최근 식·음료 및 외식업계는 1인 가구에 맞는 여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 식품, 소용량·낱개 포장 인기

유통업계는 소용량·소포장 제품을 내놓으며 1인가구 공략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1인가구를 겨냥해 혼자먹는 닭(혼닭)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조리 전 중량이 시중에서 파는 일반 브랜드 상품의 중량 대비해 20% 가량 작아 혼자 먹기에 알맞게 제작됐다. 

이밖에도 도시락, 간편요리, 레토르트, 즉석밥 등 간편하게 해 먹는 상품군이 많이 팔려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데워 먹는 간편요리는 지난해보다 41% 많이 팔렸다.  

오리온은 지난해 부터 초코파이情, 닥터유 에너지바, 초코칩쿠키 등을 편의점에서 낱개로 팔거나 소용량으로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초코파이情의 경우 3분기 낱개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량 늘었다.

빙그레는 지난 6월 떠먹는 아이스크림의 용량을 줄였다. 대용량으로 온 가족이 함께 먹던 투게더를 싱글컵으로 바꿨다. 용량은 110㎖로 원래 제품의 8분의 1에 불과해 혼자 먹기에 부담 없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식재료에서 소용량 제품이 크게 늘었다. 쌀(백미) 10㎏ 이하 소포장 제품이 상반기 기준 전년대비 40% 증가했다. 김치 역시 소포장 제품이 43% 늘었다. 반면 대용량 제품은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밖에 소포장 판매하는 셀러드채소와 방울토마토도 같은 기간 각각 172%, 31%씩 증가했다. 육류인 닭고기도 부위별 닭고기가 2배(104%)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와 혼자 먹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1인 가구용 상품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혼자서 즐기는 외식…커피에 잔술까지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는 ‘혼커족(카페에서 혼자 커피 즐기는 사람)’과 카페에서 혼자 공부하는 개인 수요에 맞춰 인테리어 포인트를 더한 1인 좌석에 도서관 형태의 분리형 좌석을 제공하는 매장을 잇따라 열었다. 이런 매장은 신림점, 강남점, 종로점 등 50개를 넘어선 상태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콘셉트 매장 매출은 개장 초기에 비해 평균 30% 이상 늘었다. 대표적으로 강남역 매장의 경우 매출이 1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류 업계도 혼자 오는 소비자를 놓치지 않기 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상면주가의 하우스 막걸리 브랜드 느린마을양조장&펍에서는 막걸리를 ‘한 잔’ 단위로도 팔고 있다. 혼술족들이 기존 1ℓ단위 보다 ‘잔’으로 술을 주문하길 선호한다. 

CJ 푸드빌이 운영하는 제일제면소는 샤브샤브를 1인 메뉴로 구성하고 회전 초밥집처럼 푸드레일 위에 30여 가지 이상 다양한 식재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혼술, 혼밥, 혼커피족들이 새 트렌드 수요를 이끌고 있어 일부 매장들은 공간이나 메뉴구성, 판매 가격, 마케팅 측면 등에서 특화성을 갖추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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