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전날보다 2.5% 낮아진 배럴당 43.65달러 마감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세계 경제 침체 우려로 하락 마감했다.
사흘째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위험 자산 기피와 중국·유럽 경제지표 약화, 호주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뉴욕 증시 지수 하락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 6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힌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3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0.25포인트(0.78%) 하락한 17750.9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18.06포인트(0.87%) 낮아진 2063.3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4.37포인트(1.13%) 밀린 4763.22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 구성종목은 골드만삭스(-1.8%), JP모건(-2%), 셰브런(-2%) 등 금융주와 에너지주가 내렸다. 반면 제약사 화이자 주가는 분기 순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데다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한 데 따라 3% 올랐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2.2% 하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다음으로 소재와 금융주가 1.7%와 1.3%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애플이 1998년 이후 가장 긴 8거래일 연속 하락을 접고 1.6% 이상 반등했음에도 약세를 못 벗어났다.
이날 지수 하락은 호주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 영향을 받았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저물가 탓에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1.75%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
중국과 유럽의 부정적인 경제 지표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중국 4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4로 집계돼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월의 1.7%에서 1.6%로 낮췄다. 내년도 1.9%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6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금융시장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6월 금리인상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며 "지금부터 6월 중순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석자들은 시장이 최소한 현실적인(금리인상)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북해발 생산량 증가 지속 전망으로 하락해 사흘 연속 약세가 이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5% 낮아진 43.65달러에 마쳤다.
뉴욕 분석전문가들은 이날 장세가 앞으로 큰 폭의 하락을 예고하는 것으로는 진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는 6일 4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깜짝 기업 실적 등의 호재가 없다면 당분간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터 카르딜로 퍼스트스탠다드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는 중국과 호주의 나쁜 소식이 다시 시장을 겁먹게 했다"며 "시장은 조정의 한 가운데 있고 저성장에 대해서 예민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6.6% 오른 15.7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