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올해 1조원 돌파와 영업익 1000억원 전망···1500억원대 케이캡 가세로 1조 가능성 유력
“자체 개발 등 고마진 품목 호조로 수익성 제고”···“높은 케이캡 원가율 때문에 목표 달성 쉽지 않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올 초 HK이노엔과 ‘케이캡’ 공동판매를 개시한 보령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할 지 주목된다. 연간 처방액 1500억원대 품목 판권 확보로 1조원 이상 매출이 유력하지만 도입품목인 케이캡 수수료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1000억원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전날 매출 8596억원과 영업이익 683억원을 골자로 한 2023년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이같은 실적은 잠정이지만 전년대비 매출은 13.04%, 영업이익은 20.61% 증가했다. 보령의 이같은 실적 증가는 만성질환 분야 전문의약품과 항암제 성장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는 4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5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9년 740억원, 2020년 903억원, 2021년 1126억원, 2022년 1345억원, 2023년 1552억원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고로 카나브 패밀리는 카나브 외에도 ‘라코르’,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 등 총 7종이다. 항암제의 경우 전년대비 35.1% 증가한 매출 217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핵심은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보령이 올해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로 요약된다. 우선 매출은 올해 무난하게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국내 제약사들과 경쟁 끝에 지난해 말 HK이노엔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이 긍정적 여파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지난해 케이캡 원외처방금액은 1582억원으로 집계됐다”며 “과거 종근당 사례처럼 HK이노엔이 케이캡을 공급하면 보령은 단독으로 병의원과 유통업체에 유통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다소 오차는 있지만 보령은 올해 1500억원 가량 매출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연 증가분을 감안하면 1조원을 기준으로 얼마나 매출 추가가 가능할지가 관심사라는 지적이다.
올해 실적 관건은 보령이 기록할 영업이익이다. 연초부터 일부 증권사는 보령이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IBK투자증권은 보령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 972억원과 1089억원으로 전망하며 영업이익과 관련, “젬자와 알림타 등 고마진 품목 성장으로 매출총이익률 하락이 최소화할 것”이라며 “매출 상승 효과로 영업이익 또한 큰 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보령이 올해 100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할 지 여부와 관련,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을 보면 2020년 400억원, 2021년 414억원, 2022년 566억원, 2023년 68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7.1%, 2021년 6.6%, 2022년 7.4%, 2023년 7.9%로 집계됐다. 앞서 일부 증권사들이 긍정적으로 예상한 부분은 고마진 품목 성장과 전반적 매출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다.
반면 증권사들도 인정하는 케이캡의 높은 매출원가비율은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HK이노엔이 개발한 국산신약 케이캡은 보령 입장에서는 매출이 높은 도입품목 중 하나다. 보령 일각이 인정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은 높은 원가율로 연결돼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령이 새롭게 케이캡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당분간 일정 규모의 판매관리비용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수수료율과 판매관리비는 원가율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보령의 원가율은 2021년 57.8%, 2022년 59.6%, 2023년 3분기 누적 60.1%로 집계돼 소폭이지만 증가 추세다. 상장제약사 평균보다 다소 높은 수치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보령이 수수료율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종근당보다 낮은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케이캡이 1500억원대 품목이라는 점에서 일정 정도 원가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와 관련, 보령은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보령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복합제, 개량신약에 대한 임상시험과 제품 개발을 통해 자가 제품력을 강화함으로써 수익성 향상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일부 증권사와 보령은 자체 개발 등 마진 높은 품목 성장과 전반적 매출 증가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본격 판매가 개시된 케이캡 영업망 강화에 따른 판관비 증가나 원가율 상승을 우려하는 모습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결국 어느 품목군에 비중을 두느냐 차이가 있는데 올해 내내 지켜봐야 할 정도로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령이 수시로 판매 동향을 체크하고 수익성 지표를 분석, 대책을 세우면 영업이익 목표 달성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