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연구인력 1552명, 3년새 500여명 증가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 20% 육박···경쟁사比 4배 수준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국내 방산업계가 초호황기를 맞이한 가운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기조로 기존 육·해·공에 이어 우주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한화시스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있어 사업영역 확대와 더불어 석·박사 등 연구개발(R&D) 인력. 비용 부문 투자도 빠른 속도로 늘리는 모습이다.
한화시스템은 자산 4조원 규모의 방산 전문 기업이다. 방산과 ICT(정보통신), 신사업 등 3개 사업부문을 영위한다. 방산 부문은 삼성과 프랑스의 탈레스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삼성탈레스가 전신이며, ICT 부문은 ㈜한화이 정보통신부문에서 시작한 한화S&C가 전신이다. 2018년 탈레스와 S&C가 합병해 한화시스템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출범 이후 감시 및 정찰, 지휘통제·통신, 해양 시스템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와 항공 분야에 진출하며 R&D 인력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2020년 1072명이던 연구개발 임직원은 ▲2021년 1137명 ▲2022년 1201명 ▲2023년 1552명 등으로 늘었다. 3년새 500여명이 증가한 셈이다.
신규 충원된 인력은 위성 등 우주 분야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한화는 내년 상반기 제주도에 한화우주센터 착공을 앞두고 있는데, 이에 앞서 우수 자원을 대거 채용했다. 이들은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정찰 위성과 중·대형 위성의 전자광학·고성능 영상레이다(SAR) 탑재 위성, 초소형 위성의 체계 개발 솔루션 등을 개발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앞서 국내 최초로 1m(100kg)급 초소형 SAR 위성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는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0.5m급 SAR 위성도 개발 중이다. 아울러 군사 작전에 활용할 수 있는 저궤도 전술 위성의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늘어난 R&D 인력에 맞춰 관련 비용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1369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올해 1966억원으로 43.6% 많아졌다. 아울러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 비율 역시 같은 기간 14.6%에서 18.7%로 높아져 20%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은 한화 계열사 중에서 연구개발 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라며 “대부분의 제조기업은 이 비율이 5%를 넘지 않는다. 방산 경쟁사인 KAI(한국항공우주) 역시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으로 683억원을 지출해, 매출 대비 비율은 5.3%에 불과하다”고 귀띔했다.
한화시스템의 R&D 인력·투자 확대는 수주잔고 급증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 약 5조원이던 한화시스템의 방산 일감은 올해 상반기 25조2957억원으로 약 5배 증가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꾸준한 인력 및 비용 확대로 최근 몇 년간 경쟁사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와 프로세스 개선, 한화 방산 계열사와의 시너지 강화 등으로 업계에서 초격차를 확보해 수주 물량을 크게 늘리겠다”고 전했다.